우리쌀은 지금 벼랑에 몰여있다. 지난해 말 시작된 세계무역기구(WTO)의 뉴라운드가 예정대로 타결된다면 2년뒤인 2004년부터 쌀수입의 자유화되기 때문이다. 쌀농사의 붕괴는 단순한 농업의 몰락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환경파괴와 식량안보위협등도 이와 맞물려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안타깝고 위급한 현실을 두고만 볼 수 없었던 농민들이 우리지역에서도 우리쌀 우리농업 지키기 사천농민 한마당을 열었다.
지난 9월 12일 목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열린 이날행사에서 농민들은 1부 우리쌀 우리농업지키기 결의대회와 2부 문화한마당(노래, 풍물공연)등을 통해 WTO 쌀 수입개방 반대, 한국-칠레 자유무역협정저지, 11월 13일 농민대항쟁 성사를 위해 힘과 목소리를 한데 모았다.
■오정환 기획부장

WTO쌀수입개방 반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저지!


쌀이 남아돌아서 더 이상 수매도 할 수 없다더니,
2004년부터 외국쌀을 수입한다꼬?
정부 이놈들, 미친놈들 아이가!

농민들의 목숨줄을 쥐고 흔드는 개방농정을
더 이상 두고 불 것인가!

우리나라 정부는 계속해서 2004년 쌀 개방에 대비하여 쌀 생산을 감축하겠다는 이야기를 해왔다. 그러나 얼마전 밝혀진 우루과이라운드 이면합의의 진실을 통해 그것이 미국의 압력으로 이뤄졌고 쌀개방을 더 쉽게 하기 위한 발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우리 농민들은 더 이상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
쌀은 민족의 생명줄이다. 세계 각국에서 식량의 자급자족을 위해 식량생산 산업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보호하는 마당에 도대체 어찌하여 우리 정부는 식량자급률이 30%도 되지 않는 지금 쌀을 개방하여 민족의 목숨줄을 팔아먹으려고 하는가! 쌀 전업농이 전농민의 5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지금 쌀개방은 농민을 죽이고 쌀을 기본으로 했던 우리 농업의 뿌리를 뽑는 일이다.
개방농정의 피해대상은 쌀뿐만 아니다. 8월 20일부터 23일까지 칠레에서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5차 협상이 비밀리에 열리고 있다.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어차피 우리농민들은 알고 있다. 우리농민의 이익을 뒷전에 둔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또다시 정부는 칠레를 비롯한 다국적 기업에 우리 농민들의 간과 쓸개를 모두다 내주고 우리 과수산업을 초토화 시킬 것이 뻔하다.

이대로 우리를 뒤흔들면 뒤흔드는 대로 알아서 길 것인가.
아니면 전농민이 일어나서 대항쟁의 정면돌파를 할 것인가.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11월 13일 전국농민대회!
모든 농민들이 분기하여 가자!
미국과 우리 정부의 개방농정에 철퇴를 내리자!

쌀수입이 되든 안되든 상관없다.
나는 농사 안 짓는다???



나는 농사를 안짓는다고 먼 산 불구경

할 때가 아닙니다.

빗장은 한번 열리면 닫기 힘듭니다.


값싼 외국 농산물 사다 먹으면 더 이익 아닌가(?)

외국의 값싼 농산물을 사다 먹으면 당장에 경제적으로 더 이익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값싼 수입농산물 때문에 국내 농업 기반이 허물어지고 나면 상황은 급변할 것입니다. 그것은 1980년 우리나라 흉작 때 다국적 곡물기업이 쌀을 평상시의 3배 가량 올려서 판매한 사례와 94년 일본에 흉작이 들었을 때 국제 쌀값이 톤당 220달러에서 650달러로 3배 가까이 오른 예에서도 잘 알수 있습니다. 또한 농업파탄으로 영농을 포기한 농민의 도시이주로 인해 발생할 비용(주택, 상하수도, 교통, 공해 등)은 농촌을 지원할 때 드는 비용보다 3-10배나 더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농업관련 산업의 몰락과 실업자, 빈민의 급증은 막대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것입니다. 게다가 한번 파괴된 토지는 다시 복구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천문학적 돈이 들어가게 됩니다.


쌀값이 비싸다(?)

일인당 하루 쌀값은 603원이고 한끼 쌀값은 201원에 불과합니다. 라면은 고사하고 껌 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입니다. 쌀값 1% 상승 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0.03%에 불과합니다.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 소비지출 중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불과하며 쌀값이 10% 올라도 가계지출의 0.2% 추가요인이 생길 뿐입니다. 비중으로 따지자면 버스, 지하철 등 공공교통비의 2/3%에도 못미치는 비중입니다. (2000년 공공교통비는 10% 가량 인상됨) 또한 올해 물가는 3% 이상 인상될 전망 (삼성경제연구소 등)이며 의료보험료만 9% 인상된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쌀값이 비싸다며 물가인상의 주범인양 몰아붙이는 것은 궤변에 불과합니다.


국회에서 농민표를 의식해 과도하게 쌀값을 인상했다(?)

그동안 쌀 수매가 인상요구를 두고 마치 농민들이 턱없이 높은 가격을 강요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실제 국회가 적정 이윤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생산비용 수준에서 쌀값을 결정한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공산품 수출을 위해서 농업은 희생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농업은 99년 현재 국내 총생산액(GDP)의 4.3%를 생산하고 있으며 2백만명 이상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다 농기계 생산이나 농산물 유통 등 농업관련산업을 합하면 GDPDML 15%, 전체산업 종사자수의 25.3%를 고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또한 농업은 다원적 기능이라고 하여 국민의 식량안보를 지키면서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고 자연환경을 보전하며 농촌사회를 유지하여 국토를 균형있게 발전시키고 전통문화를 보전하는 등의 공익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의 선진국들이 GDP의 2%에 불과한 농업을 지키려고 갖은 애를 쓰고 있는 것도 바로 농업의 이러한 기능 때문입니다. 또한 미국과 일본 경제의 대외의존도는 각각 19%, 18%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63%로 매우 높습니다. 무역은 외국의 경제사정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으므로 그 만큼 국민경제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대외의존형 경제체제를 탈피하여야 하며 가장 기본적인 ‘식량'에 대해서만큼은 경제의 논리를 떠나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지켜내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소말리아나 에디오피아처럼 세계 여러 나라들에게 식량을 구걸하거나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 하게 될 것입니다. 큰 것을 보지 못하고 농업을 희생시키는 경제정책은 즉각 시정되어야 합니다.


모이자!! 그리고 더 큰 투쟁을 향해

힘모아 전진하자!


전농 사천시농민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