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가 지나는 동안 생사조차 알 수 없이 오매불망 기다리기만 하던 7남매 중 막내로부터 2000년초 제2차 이산가족상봉이 끝날 무렵 155마일 휴전선을 넘어 한장의 작은 편지가 날라왔다
막내 유철권(당시 19세)이 북측에 살아있다는 내용과 사진 한장이 전부였다. 그것도 유철권씨가 잡혀간 해(1950년) 그때의 주소지 「경남 사천군 삼천포읍 사등리 118번지」였다.
지금은 집을 옮겨 「사천시 향촌동 777번지」에 살고 있는 셋째형 유철규(79세)씨의 손에 들어오기까진 많은 시간이 지나서였다. 연상과 상상을 초월하여 ‘꿈인듯' 소식을 접한 유철규씨는 기쁨도 기쁨이지만 혈육이 헤어졌던 그때를 상기하며 비통과 쓰라린 가슴을 되앓이 하게 하였으나 오늘의 기쁨과 감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어 주위에 잔잔한 기쁨의 파문이 일고 있다.
북으로 간 막내 유철권씨는 그때 삼천포중학교(학제 5년제) 3학년에 재학중 약관의 나이 열아홉에 의용군에 끌려 가게 되었고 이제나 저제나 돌아오리라는 실낱 같은 희망을 가졌던 형제들은 10여년을 기다리다 지쳐, 죽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40여년동안 제사까지 지내왔다.
그러던 중 살아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고 설레는 가슴으로 다음의 소식만을 기다리던 형제들은 지난 13일 2박3일의 남북 이산가족 제5차 만남의(상봉)소식을 받고 남측에 있는 가족 5명(철규씨 내외, 고모 2명, 조카 1명)이 그날 오후 5시경 금강산 현대아산 온정각에서 1백명의 북측 혈육들과 단체상봉을 했다.
남측 상봉단은 단체 상봉에 이어 북측 주최의 환영 만찬장에서 북측 혈육과 식사를 하고 남측 상봉단은 이튿날 개별 상봉, 삼일폭포 공동 참관 등을 한 뒤 예정대로 지난 15일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취재:이동호 편집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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