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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보호] 이종명의 일본환경운동 탐방기(4) 이치닌 마에(一人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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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공동조사 중간보고회에 참석하기 위해 카고시마에서 후쿠오카로 가는 기차를 탔다. 일본은 대부분의 도시에 기차역이 있고, 이용률도 매우 높다. 선진국들은 철도의 교통분담률이 대단히 높은 편이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지나치게 자동차 의존적이다. 그러다 보니 대중교통 정책이 발전하지 못하고 끝없이 승용차를 위한 도로를 뚫고, 넓히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남북간 경의선, 동해선이 연결되고 하면서 국제교역에서 철도의 기능이 재인식되면 우리의 교통정책에도 새로운 변화가 올 것이라 기대해 본다.
할머니에게 자리
양보 해야 하나
주5일제인 일본은 금요일이 주말이라 여행객이 많았다. 점점 통로를 사람이 채워 나갔고, 나중에는 이동식 판매대도 돌아다니지 못할 지경이 되었는데, 우리 일행 바로 옆에 할머니 두 분이 자리 없이 서 계셨다. 곤혹스러웠다. 한국에서라면 당연히 자리를 양보했을 테지만 일본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예의에 맞는 것인지 판단이 서지를 않았다. ‘이찌닌 마에(一人前)’ 때문이었다. 그야말로 자기 앞가림은 자기가 알아서 해야 한다는, 일본인 특유의 책임감과 자존심을 나타내는 말인데, 일본 사회에서는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매우 부끄러운 일로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왔다. 비록 할머니일망정 자리를 양보하겠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상대에게 부끄러움을 안기는 무례한 행위로 인식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오히려 더 불편한 시간이 계속되고 있었다. 오랜 갈등 끝에 코다마씨에게 우리의 고민을 이야기했더니 일본에서도 나이 든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은 미덕으로 통한다는 다행스런(?) 대답을 들려주었고, 김경원씨와 나는 두 분의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그 시간부터 마음은 편해졌지만, 연신 할머니가 권하는 과자며 음료수 따위를 받아 먹는다고 더욱 불편한 상황이 기차를 내릴 때까지 계속 되었다.
시민의 건물 후쿠오카중앙시민센타 역시 점심은 기차 간에서 도시락으로 때우고, 한일공동갯벌조사 중간보고회가 열리는 ‘후쿠오카 중앙시민센타’로 직행했다. 작년에도 이곳에서 같은 행사가 열렸었다. 시민센타로 가는 길에 ‘풍치지구, 출입금지’라는 간판이 걸려있었는데, 인구 백만이 넘는 대도시 한복판에 일종의 ‘자연생태 보호구’가 존재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나중에 보게된 ‘후쿠오카성’도 그렇고, 도심 속 곳곳에 대단히 넓은 녹지가 존재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주민자치활동의 일환으로 각종 학술, 문화행사 등이 열리는 시민센터가 있다는 것도 참으로 부러웠다. ‘시민광장’, 언제나 활발한 시민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아마추어의 문화가 펼쳐지는 열린 공간으로서 ‘시민광장’을 사천에 만드는 것이 나의 꿈이었는데, 광장과 함께 이런 번듯한 건물도 한 채 있어야겠다는 욕심이 더해졌다.
■이종명 사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2002년 10월 17일 14시 05분 / 환경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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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