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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보호] 이종명의 일본환경운동 탐방기(5) 한일공동갯벌조사 중간보고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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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학자 야마시타 히로부미 선생
한일공동갯벌조사는 1998년 지금은 고인이 된 야마시타 히로부미 선생의 주창으로 시작되었다. 야마시타 히로부미 선생은 이사하야만 간척사업 반대운동을 30년이상 이끌어 왔던 분으로, 다까키 진자부로 등과 함께 일본 시민운동의 상징으로 일컬어 지는 ‘시민과학자’의 한 사람이었다. 갯벌을 지키기 위해 단순히 반대운동을 벌이는데서 더 나아가 갯벌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자신이 저서생물 분야에서 전문가 이상의 지식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도 시민의 입장에 서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으며, 그래서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시민의 과학’을 주창했다. 1998년, 이사하야만 간척사업의 문제가 이미 확연하게 드러났음에도, 한국에서는 이사하야만 간척사업을 그대로 본뜬 시화호 간척과 새만금 간척이 여전히 추진되고 있었다. 야마시타 히로부미씨는 한국과 일본의 갯벌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전문가와 함께 두 나라의 갯벌을 비교 조사함으로써 서로의 사례를 배울 수 있고 이를 통해 갯벌 보전운동이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선생의 이러한 기대가 현실화된 것이 ‘한일공동갯벌조사’였다. 2001년 습지보전연대회의의 제안으로 사천만 갯벌에 대한 공동조사가 실시되었고, 2002년 8월 3일, 그 조사결과에 대한 중간보고회가 후쿠오카 중앙시민센타에서 열리게 되었다.
한국식과 일본식
행사장에 들어선 우리 일행은 행사 참가자 보다 취재진의 숫자가 더 많을 것 같아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실제 이날 행사는 한일공동조사에 참가한 사람들끼리의 내부행사에 가까웠지만 다음 날 ‘제4회 아리아케해·시라누이해 포럼’이 열릴 예정이었기 때문에 갯벌 보전운동에 대한 일본 언론들의 관심이 높아 있었던 모양이다. 큐슈 지역 방송에서 아사히, 마이니찌 등 주요 신문의 기자들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거기다 한국에서 시화호 관련 특집을 찍는다고 경인방송 취재진까지 와 있었다. 그런데, 정작 한일공동조사에 참가하는 행사 주최측은 우리 일행 4명과 일본 조사단 7-8명에 불과했으니, 이건 완전히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었다. 한국에서는 익숙하지 않았던 상황을 견딜 수 없었던지 제주환경연합의 정상배 조사부장 왈, “공무원을 동원해서라도 행사장을 채웠어야지!” 이건 우습지만 한국식이다. 하지만 일본식을 보여주는 것은 일본 기자들의 자세이다. 우리 나라 같으면 이런 행사에는 기자들이 잘 오지도 않을뿐더러, 왔어도 보도 자료를 받아서 사진만 찍고 가버리기 일쑤이다. 그러나 일본의 기자들은 어떤 행사장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내용을 경청하고 열심히 메모를 했다. 이것이 일본식이었다.
다까노 선생의 사천만 사랑
작년 사천만 갯벌 조사결과 민물도요 등이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인 ‘람사습지’ 기준을 충족한다는 것이 밝혀졌고, 조사된 물새의 숫자는 적으나 다양한 종류가 발견되어 사천만 갯벌이 다양한 성상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물새 조사팀을 이끌었던 다까노시게끼 선생님은 사천만에서 찍은 슬라이드를 비춰 보이며 갯벌과 바다, 농경지, 연못 등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사천만의 정경이 가장 이상적인 풍경이라고 말했다. 이제 일본에서는 그러한 풍경을 찾아 보기 어렵게 된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한참 동안 말을 잊지 못해 참석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이종명 사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2002년 10월 24일 11시 11분 / 환경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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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