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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롭게 태어난 향토시인 』
의사이자 시인으로서 어지럽고 삭막한 물질문화의 틈속에서도 인간의 정서를 “시"로서 촉촉히 적셔 줄 젊은 향토시인이 탄생하였다.
그는 틈틈이 지역 문화제, 대학보, 의학전문지 등에 기고하여 기초문학을 정립하였고, 특히 향토시문학회인 노산 우물바위문학회의 동인으로 활약하면서 1996년 ‘의혈창작들'이란 시 전문지를 통하여 기성 문단에 등단하게 되었다. 부모님의 직장에 따라 인천에서 출생하였고 유년시절부터 부모님의 귀향에 따라 문선초등학교(36회), 삼천포 중고등학교(37회) 경상대학교의 의과대학을 졸업하면서 틈틈이 ‘시작'을 시작하여 왔었다. 현재는 부산보훈병원에서 수련의로 근무중이나 문학을 사랑하는 부모님(정홍근, 최화자)의 곁으로 돌아와 첫시집을 출간할 계획이다.
밤, 물치항에서
일찍 다가온 어둠이 바다를 덮는다
낮은 촉수의 불빛들이 해안선을 따라
어둠 속에 떠 있는 물치항 포구마다
땀내 가득 실은 선박들이 정박하고,
시린 바닷바람 서둘러 닿는 항구의 후미
순희네 횟집에서 술을 마신다
백열등 불빛에 흔들리는 가난한 이름들이
一家를 이루는 물치항 포장마차 횟집
바람에 떠밀려 온 파도소리 어둠 흔들어 깨울 때
고단한 사람의 지느러미 파닥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포장마차 비좁은 대야마다 늙은 고기들이 모여
그 곳을 바다로 알고 헤엄치는 밤
아직 사람의 발길 드문 횟집 도마에는
두꺼워진 어둠만 쌓여 있다
이미 어둠 속으로 날개 접은
갈매기떼 소리없이 울어대고
저 멀리 家長의 안부가 수평선 너머
흐린 불빛으로 다가오는데
어둠 속에 밝혀둔 불빛 몇 개
지친 어깨들을 어루만지며 흘러내린다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 희미해지면
달빛에 흔들리는 포장마차 그림자도
어느새 자정으로 기울고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는 졸리운 불빛들만
비린내 가득 쌓여 가는 낯선 항구의 구석에서
힘겹게 어둠을 게워내고 있다 2002년 12월 05일 10시 18분 / 문화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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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