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군’ 연계 국내 항공센터 요람 우뚝


사천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비롯 항공기능대학, 공군부대가 위치하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는 4월 역사적인 연륙교 개통을 앞두고 있는 사천시로서는 관광산업과 함께 미래 ‘항공시대’를 열어갈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항공기능대의 유치로 비상의 날개짓을 펄럭이며 한국 항공산업의 앞날을 밝게 하고 있다. 이처럼 사천시는 ‘산(産)-학(學)-군(軍)’이 연계되면서 국내 최대 항공센터로 거듭나고 있다. 항공산업의 3대축인 KAI와 공군 제3훈련비행단, 또 그 구심점 역할을 할 항공기능대의 비전을 살펴본다.
□21C 2년째 카이스트를 꿈꾸는 항공기능대

항공기능대는 전국 유일무이한 2년째 국책대학으로서 희망찬 항공시대를 여는 요람으로 부각하고 있다. 올 2월 첫 졸업생 배출을 앞두고 취업에 높은 연봉을 거머쥐면서 ‘취업전선 이상무’란 신호탄을 올렸다. 이는 막대한 국가지원을 바탕으로 교수-학생이 혼연일체가 돼 정열을 쏟은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불이 꺼지지 않는 학교’란 꼬리표가 따라붙으면서 ‘국민소득 2만달러, 항공시대’ 앞날을 지피는 횃불이 되고 있다. 21C를 맞아 2년째 카이스트(KAIST)를 꿈꾸며 항공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1081개 고교·국가지원 등 전국대학 부상

항공기능대는 항공기계과, 항공전자과 등 5개과 240명 모집에 전국 1081개 고교에서 지원할 정도로 지명도가 높다. 전임교수 1인당 학생 20명 담당, 기숙사 70% 수용, 주당 36시간(118학점), 저렴한 학비 등등. 소수 정예수업이 가능해지면서 교수와 학생은 가족처럼 친밀도가 높다.
타 2년째 대학보다 수업시간이 2배 가까이 많은 것도 강점으로 작용한다. 방학 때는 현장실습 위주의 수업을 받느라 여념이 없다. 건설교통부 지정 ‘항공종사자 전문교육기관’으로서 2년간 3600시간이란 수업을 소화해 내면서 항공이론과 실무를 연마하고 있다. 학기당 85만원 선의 저렴한 학비도 전국의 고교생들을 몰리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우수한 성적을 받고도 가정형편이 여의치 않은 학생들에게 희망의 빛을 주기에 충분하다.
국책 항공기능대는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설립됐다. 작년 12월말 착공한 실습동에는 엔진시운전장비와 풍동실험장치를 비롯 항법계통실습장치, 항공기제작실습장치 등에 70여억원이 투입됐다. 이 실습동이 완공되면 항공-전자-메카-전기-정보통신 등 5개과의 연계 실습이 가능해져 중견 항공 전문기술인 양성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또 하나의 쾌거는 지난해 8월초 항공기능대와 공군본부간 학·군(學軍) 협약체결이다. 공군본부가 전국의 2년째 대학과는 처음 맺은 체결로 공군의 초급장교·부사관 선발 때 우대와 군의 기자재를 대여 받아 실무능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기업 인정한 ‘인간교육·알짜취업’

항공기능대는 전문기술을 연마하는 것 못지 않게 봉사활동을 필수과목으로 채택하는 등 ‘인간중심의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건설교통부, KAI 등에서 전문가를 초빙해 항공산업의 현재와 미래, 항공인의 자세 등 교양특강을 한달에 2번 정도 실시하고 있다. 항공산업의 특성상 주당 8시간 영어수업으로 국제화에도 발맞추고 있다. 신길수 학장은 “사람되게 하는 교육, 즉 인간교육을 중시한다”면서 “모든 행사에 교직원이 솔선수범해 학생들의 자율적 참여를 유도한다”며 인성교육을 위한 행동철학을 강조한다.
이같은 전인교육은 알짜취업으로 결실을 본다. 오는 2월 첫 졸업생을 배출(편입학·기술부사관 등을 제외한 실 취업률 80%)하는 항공기능대는 취업에 있어서는 비교적 자유롭다. 산학협력과 취업정보담당 윤여경 교수는 “학생들이 웬만한 기업에는 눈을 돌리지 않는 등 ‘행복한 고민’에 빠진 것이 사실”이라며 은근히 자랑한다. 그 결과 타 2년째보다 휠씬 높고 4년째 대학 졸업자와 맞먹거나 오히려 많은 고(高) 연봉을 거머쥐었다.

◆최대 과제 ‘활주로 건설’ 도약 갈림길

올해 항공기능대는 도약의 갈림길에 서 있다. 항공이론을 뒷받침할 실습은 활주로가 없으면 자칫 공염불이 되기 십상이어서 활주로 건설이 필수적이라는 것. 그러나 인근 마을 주민들의 반대에 부닥쳐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측은 활주로 조성의 필요성에 대해 “비행기 정비를 하는데 공중시험이 필수적이다. 또 삼천포 신항만 조성(무역항)에 따른 인프라 구축의 전 단계로도 필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잖은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하며 상호이해를 통해 꾸준히 설득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항공수출국 선도 KAI와 제3훈비 정예조종사 양성

지난 99년 대우와 삼성, 현대 등 3사가 통합 출범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빅딜 3년만에 1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흑자경영을 일궈냈다. 사천시 사남면 제1공장과 사천읍 제2공장을 두고 있는 KAI는 고정익(첨단 군용기 개발)과 회전익(헬기 성능개량사업), 기체구조물(항공기 동체, 헬리콥터 구성품 등), 위성 등 4개 주요사업을 펼치면서 항공우주시대를 열고 있다.
KAI의 괄목할 만한 업적은 최초의 국산 기본훈련기 KT-1 출하다. 작년 11월 1만시간 무사고 비행기록을 달성해 국산항공기 품질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또 지난해 8월20일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이 첫 비행에 성공함으로써 한국형 전투기 개발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항공강국으로 부상했다. 항공기 수출시대를 연 KAI의 관계자는 “건국 이래 최초로 국산항공기 독자개발로 세계 10대 항공기 수출국 대열에 들어선 역사에 남을 만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공군의 중등비행 교육을 전담하고 있는 공군 제3훈련비행단이 항공우주산업단지와 벨트를 이루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정예 조종사 양성으로 조국 영공수호에 앞장서고 있는 제3훈비는 KAI와 아우러져 비행교육의 과학화와 내실화를 통해 일류 조종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은 기미는 최초로 국산 비행시뮬레이터(모의비행 훈련장비)의 전력화에서 엿볼 수 있다.
제3훈비 허일영 단장(준장)은 “실제 비행에 중점을 뒀던 전통적 훈련체계에서 벗어나 비행·학술·지상훈련의 조화를 이룬 ‘신비행훈련체계’를 수립·시행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 항공단지내 항공우주박물관이 개관, 미래의 항공산업을 이끌어 갈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현장교육의 장이 되는 등 사천지역이 국내 항공우주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2003년 사천시는 육-해-공이 하나된 입체적 발전 속에서 항공우주산업이 구심점이 돼 미래의 항공시대를 활짝 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