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2월 4일 국무회의를 열고 2003년산 추곡수매가 2% 인하안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2004년 쌀재협상을 앞두고 국내 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매가를 인하한다고하니 정부의 농업에 대한 무지는 더욱 농민들을 분노케 한다.
또한 2% 인하와 함께 대책이라고 발표한 논농업직불제 800억 증액은 과연 이 나라 농정 당국이 농업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의심하게 하고 있다. 이는 논농업직불제가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보상 차원의 직불제인데도 농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얕은 술책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WTO 개방으로 인해 밀려든 수입농축산물은 농가소득의 급격한 하락과 함께 농가부채의 급증을 야기했고 농민들의 생존을 파탄으로 내몰았다. 뿐만 아니라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 강행 체결을 시작으로한 FTA난리 속에서 농민들은 희망을 잃고 더 이상 농사지을 작목이 없는 최대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2004년 쌀 재협상을 앞두고 빈번히 개방이 대세라고 말을 흘려온 정부가 쌀 생산조정제 등 쌀 포기정책에 이어 추곡수매가를 인하하겠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추곡수매가 인하 방침은 곧 농민들에게 쌀 농사짓기를 포기하라는 말이며 죽으라는 선언과 다름없다.

쌀은 농민들의 농가 소득 절반을 차지하며, 논농업에 종사하는 농가가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농업의 주요 기반이 되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WTO에서 허용하고 있는 다양한 직불제 등을 확대 강화하고 농가의 소득을 안정화 시켜 농민들이 농가부채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쌀 농업 보호정책들을 실시해야 할 것이며 또한 WTO 농업협상에서 의지를 가지고 분단된 상황의 민족 내부간 거래를 인정받아 민족의 생명인 쌀을 지켜내야 하는 것이 정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인 것이다.
그럼에도, 어려움에 처한 농업·농촌을 살리기는커녕 오히려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정부의 태도를 우리는 가만히 두고 보지는 않을 것임을 경고하는 바이다.

다시한번 요구한다.
정부는 쌀 과잉생산을 빙자한 논농사 포기 정책을 거두고 소비확대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농민들의 안정적인 소득보장과 통일을 대비한 식량정책 수립 차원의 대북 300만섬 지원을 법제화하라!
농민은 이제 더 이상 쫓길 곳도 포기할 것도 남아있지 않다.
사천시 농민은 굳세게 단결하여 정부의 농업말살정책을 온몸으로 막아낼 것이며, 농업죽이기에 앞장 선 반농민적 개방론자들과 실정자들은 역사의 단죄를 받게 될 것임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2003년 2월 5일
사단법인 한국농업경영인사천시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