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길가에 외롭게 떠돌아다니는 강아지들도 보이고,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들딸이 없어서 강아지를 딸자식처럼 키우는 사람들도 있을테고, 강아지를 좋아해서 키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다른 사람들처럼 강아지를 많이 키워 봤고, 강아지를 엄청나게 좋아한다.
귀여움 받고, 주인을 잘 만나 강아지 옷이라 해서 옷도 입고, 염색도 하고, 파마도 하는 예쁜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도 많아졌고, 이런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 해서 홈페이지나 카페도 새롭게 등장했다.
하지만, 나는 오늘 학교 가는 길에, 하수구에서 하얀 털의 개가 죽은 모습을 보게 되었다. 개는 벌벌 떨며 죽는 순간까지 추위에 떨었는지 움츠린 채, 왠지 어색하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또한, 내가 생각하기에 주인에게 버림 받은 그런 불쌍한 강아지 같았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사연이라도 있었을까?
어린 애들이나 주위에 친구들 동생들은 그 강아지가 불쌍하기도 하면서, 긴! 막대기로 쿡쿡 찔렀다. 하지 말라고 애들에게 말한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이런 하수구에 있는 것은 주인 없는 개가 떠돌면서. 사람과 같이 겨울이니 추우니깐, 이런 하수구에 라도 들어가서 조금이나마 휴식을 취하려고,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마음 같았으면 묻어주고 싶었지만, 병아리나 새와는 달리 몸짓도 크고, 남 앞에서 죽은 강아지를 묻는 것은 나로서는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이런 내가 너무나 한심하고, 비겁했다. 또한, 이런 광경을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이런 죽은 강아지를 보고도, 불쌍한 마음을 갖기는 커녕, 막대기로 깔깔 웃어가며 콕콕! 찌르는 애들이 한심했다. 아무리 철이 없다고 해도 10살, 11살, 12살 정도면 철들 나이가 아닐까? 생각했다.’ 또한, 지금 이 시간에도 골목길을 떠돌며, 아픈 강아지들이 수백 마리 일 것이다. 강아지도 사람과 같은 한 생명이 존재한다. 말을 못한다는 것이 다른 점이지, 애교부리고, 주인 말도 잘 듣고, 어떻게 보면, 사람보다 더 영리 할 지도 모른다. 나한테도 개와 관련된 비슷한 사연들이 있었다. 그 중 우리 할머니 댁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새끼를 낳아, 키우려고 가지고 왔는데, 키우기도 힘들고, 거기에다 피부병까지 걸려서 할머니 댁에 데려다 주었는데, 할머니의 말씀을 들어보면, 저녁 내내, 대문 앞에서 얼쩡거리고 울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할아버지께서 나갔다 온 사이에 강아지가 없어 졌다는 것이다. 지금쯤 어디 있을까? 주인을 찾으려고 헤매고 있는 건 아닌가? 하며, 이 추운겨울!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피부병 정도는 고칠 수 있는 병이었는데, 하면서 강아지 샴푸, 핀 등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그 때도 제일 찬성한 사람이 나였기 때문에 지금 더 속상하다. 지금 어디 있을지 몰라도 좋은 주인 만났으면 좋겠다. 백과사전을 보니, 일반적으로 개가 추위에 강하다고 하지만, 추위에 강한 개가 있고, 추위에 약한 개도 있다. 사람들 중에서도 추위에 강한 사람들이 있고, 추위에 약한 사람들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추위에 떨며, 병이나 피부병 같은 그런 병에 걸려 주인에게 버림받은 이런 개들을 볼 때면, 사람들은 참, 하늘에 감사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모든 걸 다 갖고 있는 사람, 하수구에서 추위에 떨며, 죽은 이 개가 다시 태어난다면,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 자기 이익만을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는 먼저 세상을 떠난 이 개처럼 이런 처지에 있는 개나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고 아끼는 사천 시민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강 희 선
학생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