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면 모두 죽는다는 시대를 지나 이제는 암도 완치가 가능한 경우도 많고 완치가 되지 않는 암도 과거에 비해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여러 치료 방법이 개발되고 앞으로는 모든 암도 완치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암인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완치시킬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도록 하자.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암(24%)으로 남자는 28%로 1위이며, 여자는 18%로 자궁암 다음으로 많은 암이다. 우리나라의 위암을 분석해 보면 30대 이전은 인구 10만명당 10명미만이고 여자는 더 많은 경향을 보이며 10대이후에는 급속히 증가하여 60대 후반에 최고의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위암에 의한 사망이 많은 가장 중요한 이유는 조기위암의 비율이 낮기 때문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조기위암은 약20~30%를 차지한다. 이웃 일본의 경우에는 조기위암이 60%를 상회한다고 알려져있다. 우리나라의 위암 환자들은 대부분 완치의 기회를 잃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조기위암을
놓치지 않기 위하여

위내시경을 하여 먼저 양성과 악성을 구별하기 위하여 병변부의 궤양, 함몰, 색조 변화 및 융기를 관찰하여 의심이 되는 부위는 반드시 조직 검사를 하여야 하고 특히 조직 검사상 악성은 아니나 선종성 용종의 경우는 크기가 2cm이상으로 커지면 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은 모호한 경우가 많고 증상만으로는 조기위암의 진단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증상, 투약력, 검사력 등을 참고하여 내시경 검사여부를 결정하여야 하고 궤양증상, 복통, 빈혈,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3~6개월 이내에 내시경 검사를 하였더라도 다시한번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육안적으로 양성으로 진단되었지만 내시경 생검상 암세포가 증명되지 않았던 궤양이 있었던 경우에는 꼭 추적 내시경을 시행하여 재차 생검을 받아야 하고, 특히 육안적으로 악성 궤양으로 판단되었던 위궤양의 경우에는 2~3차례 이상 생검을 통하여 악성을 감별해야 한다. 나이가 20대라 하여 내시경 검사를 하지 않는 것은 위험하다. 최근에는 젊은 나이의 경우에도 위암의 발병이 증가되고 있으므로 나이에 관계없이 속쓰림 등 소화불량을 보이는 경우에는 내시경 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궤양이 있어 조직검사 없이 약물요법만 시행 받은 환자가 추적 내시경시 궤양이 호전되고 증상이 없어졌다고 하더라도 암의 기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조기위암도 양성 위궤양의 생활사를 따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궤양은 발견되었을 때는 추적 검사시에도 꼭 생검을 받는 것이 조직학적으로 양성과 약성을 감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조기위암을 진단하는 것은 위내시경을 시술하는 담당의사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고 내시경 검사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의사와 환자 모두 노력해야 한다. 정기 검진을 꼭 받아야 하며 정기검진이라 하더라도 검사하는 의사는 자신의 위 속을 들여다보듯 열심히 관찰해야 한다. 일본에서 위암에 의한 사망률이 감소하고 조기위암의 비율이 무려 60%이상을 차지하는 이유는 첫째가 집단 검진이다. 둘째는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이다. 위암의 위험인자인 소금(짠음식)과 탄음식 등을 먹지 않도록 대대적으로 홍보함으로써 위암의 발생률을 낮출 수 있는 것이다. 셋째가 의료 환경으로 의료체계가 비교적 잘되어 있기 때문에 개인 의원에서 수준 높은 내시경 검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개인 의원에서도 수준 높은 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으므로 접근하기 힘든 대학병원이나 대행 병원에서만 검사를 받아야 하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정 인 석
메리놀내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