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20개 기초단체 중 19곳 ‘레저 쏠림’ 현상 보여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국가균형발전정책인 ‘지역특화발전특구’ 지정 신청을 지난달 31일로 마감한 결과, 마산·함안을 비롯한 도내 20개 기초자치단체에서 모두 42개를 접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절반 정도가 관광(레저) 분야인데다 내용 또한 대부분이 골프장·숙박시설 건립 등 개발에 치우쳐 있어 지역 특성에 바탕을 둔 계획은 아니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군별 신청 건수를 보면 휴양레저관광과 ·바이오산업·비단산업·신선농산물수출 특구를 신청한 진주와 가야문화관광·스포츠레저·정밀기계산업·외국어교육 특구를 지정해 달라고 한 김해가 가장 많은 4개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해양역사관광과 벚꽃연구자원화·수산물생산가공수출을 신청한 진해와 서포해양관광·항공우주산업집적화·친환경차생산단지를 내놓은 사천, 해양생태체험·지리산전통문화보존·야생차 생산 특구 계획을 담은 산청 등이 3개로 뒤를 이었다.
2개를 신청한 시·군은 모두 8곳으로 창원시 해양수산문화체험·첨단기계산업촉진특구를 계획하고 있으며 마산도 해양관광과 첨단산업을 내놓았고 양산(관광레저·자동차부품산업과 의령(골프장 조성·싸움소 육성)도 각각 2개씩 제출했다.
함안도 휴양위락에다 축구스포츠타운을 더했고 소벌(우포늪) 자연생태를 지난달 초 냈던 창녕도 교육도시 육성 특구 계획을 덧붙였다.
생선회특구를 내놓았다가 실효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서둘러 취소했던 남해는 생태체험관광과 스포츠휴양 2개에 그쳤으며 거창도 가조온천과 교육도시육성 등 2개 신청에 머물렀다.
이밖에 관할 면적 전체를 특구 지정 신청한 거제(해양관광)를 비롯해 통영(미륵도관광) 고성(어린이공룡골프교육) 산청(한방산업) 함양(자연건강식품생산·산업화) 합천(황강레포츠휴양) 등 6곳은 1개씩만 낸 것으로 확인됐다.
다시 분야별로 나누면 관광(레저)가 모두 22개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고 산업이 16개로 다음을 차지했으며 교육이 3개, 전원주택이 1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관광(레저)이 절반을 넘은 것은 지역 특성과 지역 발전 전략에 대한 깊은 고민은 없이 ‘일단 내놓고 보자’는 식으로 가장 생각하기 쉽고 눈에 잘 띄는 자연경관에만 매달린 결과로 보인다.
더욱이 산청·함양을 뺀 나머지 시·군에서는 모두 하나 이상 신청한 데다 골프장 등이 들어 있는 산청의 한방산업을 곁들이게 되면 도내 시·군의 절대 다수인 19곳이 관광(레저) 쏠림 현상을 보였다.
산업 관련 신청은 이를테면 사천의 항공우주산업 집적화처럼 대부분 기왕에 마련돼 있거나 추진하고 있는 데다 덧붙인 것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참신해 보이는 특구 신청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주산지라는 장점에 착안한 하동 야생차 생산이나 산청 한방산업은 물론이고,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되지 않아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함양의 자연건강식품생산과 진해의 벚꽃 연구자원화 등은 참신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특히 밀양이 신청한 대도시근교형산업집적과 전원주택 특구의 경우 철도와 고속도로·국도가 사통팔달로 뚫린 지역 특성에 바탕을 둔 것이어서 채택 여부와 관계없이 신선한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특화발전특구는 올해 안 특별법 제정을 통해 지역의 필요에 맞춰 규제를 완화 또는 강화해 주는 것으로 내년 상반기에 정식 지정이 되더라도 별도 재정·세제 지원은 없으며 기초자치단체 책임 운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한편 도는 이번에 접수된 42개 신청안에 대해 △지역 특성·목적 부합 여부 △재원 확보 가능성 △기대효과 등을 따져 본 다음 △실현 가능성과 △참신성을 기준으로 검토의견서를 만들어 이달 안에 재정경제부로 넘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