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정상을 울긋불긋 채색한 단풍이 서서히 하산하더니 백두대간을 타고 빠른 속도로 남하, 산과 계곡이 앞을 다퉈 때때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한다.
기암괴석에 뿌리를 박은 단풍나무가 활활 타오르는가 하면 은은한 파스텔톤으로 화장한 능선은 색채 미학의 진수를 한껏 자랑한다.
△명지산 (경기 가평군)
명지산은 등산로를 따라 수량이 풍부한 계곡과 크고 작은 폭포가 끝없이 이어져 강원도의 천불동계곡에 비견되는 아름다운 산. 정상에 서면 발아래 국망봉 광덕산 칼봉산 등 울긋불긋한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1250봉과 1199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익근리계곡∼승천사∼명지폭포 코스의 단풍도 유명하다.
산행 기점인 백둔리는 연인산 등산로가 있는 곳. 익근리 마을과 승천사를 지나 계곡을 따라 들어서다가 오른쪽 사면을 타고 주능선을 오르면 정상이다. 1199봉과 1250봉을 거쳐 아재비고개나 귀목고개를 경유하여 상판리로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
하지만 익근리 명지산 입구에서 승천사∼명지폭포 구간의 계곡과 기암괴석,그리고 고목이 어우러진 단풍의 모습을 보려면 정상에서 1250봉과 승천사를 거쳐 다시 익근리로 내려와야 한다. 단풍은 20일 전후해 절정(가평군청 문화관광과 031-582-0088).
△가리산 (강원 홍천군)
가리산은 늠름한 모습의 능선과 단아한 단풍을 만날 수 있는 품위 있는 산. 해마다 가을이면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여느 산의 화려함과는 달리 시골 처녀처럼 수수한 가리산만의 단풍을 즐기기 위해 단풍객들이 많이 찾는다.
산행은 휴양림 주차장을 출발해 삼거리에서 왼쪽 계곡을 타고 무쇠말재를 거쳐 정상에 오른 다음 가삽고개나 홍천고개에서 하산한다. 정상은 경사가 급한 암봉이라 로프를 타야하기 때문에 비가 오거나 날씨가 궂으면 산행을 피하는 것이 좋다.
홍천에는 가리산의 단풍 이외에도 용소계곡의 단풍이 아름답다. 단풍색에 물든 계곡의 물줄기를 따라 여유로운 트레킹을 즐기면서 가을향취에 흠뻑 취해 볼 수 있는 용소계곡은 여행 일정에 여유가 없거나 가리산 산행 후에도 아쉬운 느낌이 남는 이들을 위한 여행지로 적격. 단풍은 20일 전후해 절정(홍천군청 경제관광과 033-430-2544).
△추월산 (전남 담양군)
추월산은 이름 그대로 가을산이고 달빛산이다.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화사하게 단장한 모습과 은은한 달빛 아래 눈부신 자태로 명산의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추월산 산행은 관리사무소 주차장에서 시작해 끝을 맺는 길이 일반적. 주차장에 인접한 음식점들을 뒤로하고 산길을 따라 조금씩 오르다보면 왼쪽 길(제2코스)과 가운데 길(제1코스)의 갈림길이 나온다. 제2코스가 다소 수월한 등산로로 산밑에서 올려다 본 석벽을 왼쪽으로 돌아 697봉의 석벽을 거쳐 정상까지 갔다온 후 보리암쪽으로 하산하면 된다.
산 아래에는 거울처럼 맑은 담양호가 잔잔하게 펼쳐져 있고,담양호 너머에는 금성산성과 강천산이 눈앞에 펼쳐져 가을정취에 한없이 빠져들게 한다. 단풍은 30일 전후해 절정(담양군 문화관광과 061-380-3223).
△적상산 (전북 무주군)
무주에 있는 적상산은 한가로운 단풍 명소. 한국 100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적상산은 사방이 깎아지른 듯한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절벽 주변엔 유난히도 단풍나무가 많아서 가을철이면 마치 온 산이 빨간 치마를 입은 듯해 적상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서창마을에서 걸어서 올라야 하지만 무주읍에서 당산리를 거쳐 북창리쪽으로 가면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을 만난다. 이 길은 정상에 있는 안국사까지의 15㎞가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어 노약자를 동반한 가족들의 단풍 나들이 장소로 알맞다. 단풍은 25일 전후해 절정(무주 관광안내소 063-322-2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