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는 이유와 이혼의 종류를 분석해보니...


이혼이 급격하게 늘면서 이혼을 하는 이유와 유형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또한 이혼소송건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고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사회 변화와 맞물려 늘고 있는 이혼사유가 있는 반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이혼사유도 있다.
◇ 이혼 사유
통계청이 분석한 지난해 이혼 건수는 14만5300건이다.
주된 이혼사유는 여전히 성격차이가 44.7%(6만5000건)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가족간 불화(14.4%·2만900건)와 경제문제(13.6%·1만9700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성격차이로 이혼을 하는 경우는 최근 3년간 40.1%→43.0%→44.7%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반면 여전히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는 가족간의 불화는 21.9%→17.6%→14.4%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또한 경제 문제는 어려운 경제 상황을 반영하듯 10.7%→11.6%→13.6%로 증가 추세에 있다. 이 외에도 배우자 부정(8.6%·1만2600건), 정신·육체적 학대(4.8%·6900건), 그리고 건강문제(0.6%·900건) 등의 문제로 이혼을 하고 있다. 대다수의 뚜렷한 사유가 없는 경우는 성격차이로 이혼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많이 발생하고 있는 사유가 ‘결혼 전과는 너무 다르다’는 것. 성격차이로 이혼하는 경우에는 일반 생활과 사회 생활 등 전반에 걸쳐 상반된 의견을 보이거나 사사건건 마찰이 일어나면서 불만이 축적돼 이혼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성 생활의 차이’ 때문에 이혼하는 커플도 늘고 있다.
반면 가족간의 불화로 인한 이혼은 줄고 있다. 예전처럼 부모를 모시고 살아야 한다는 관념이 많이 바뀐데다 핵가족화 되면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고부간의 갈등’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또한 사위와 며느리를 자식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늘면서 가족간의 불화는 상당수 줄어든 편이다. 특히 딸이 없는 집은 며느리를 딸처럼, 반대로 아들이 없는 집은 사위를 아들처럼 여겨 ‘갈등’을 상당 부분 없앴다.
최근들어 더욱 증가하고 있는 경제문제는 ‘신용카드’의 등장으로 인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도박과 증권에 의한 빚 때문에 갈라서던 부부들이 많았던 예전에 비해 신용카드로 인해 이혼하는 부부들이 늘고 있다. 그리고 ‘보증에 의한 채무’로 인한 이혼도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됐던 ‘배우자의 부정’과 ‘학대’로 인한 이혼은 시대와 인식의 변화로 인해 감소내지는 답보상태다.
특히 최근에는 부인에게 맞아 이혼하는 남편들도 일부지만 늘고 있는 추세다.
◇ 이혼 종류
이혼의 종류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협의이혼과 재판이혼이 그것인데 대부분 협의에 의해 이혼을 하고 있다.
협의이혼은 부부가 서로 이혼을 하기로 합의하고 주소지 관할 가정법원(지방은 지방법원)에 함께 찾아가서 판사의 확인을 받은 다음, 본적지나 주소지의 호적계에 이혼신고서를 제출함으로써 성립되는 이혼을 말한다.
협의이혼을 하려면 이혼신고서 3통과 협의이혼의사확인신청서 1통을 작성해야하고, 호적등본 1통과 주민등록등본 1통, 두 사람의 주민등록증과 도장을 지참해 가정법원(또는 지방법원)에 찾아가 판사 앞에서 확인받아야 한다. 확인절차가 끝나면 판사가 준 확인서와 이혼신고서를 받아 3개월 이내에 남편의 본적지에 제출해야하며 기간이 지나면 무효처리된다. 법원에는 함께 가야하지만 신고는 아무나 한명만 가도 상관없다.
재판이혼은 법원의 재판을 통해 판결로써 헤어지는 이혼을 말한다. 재판이혼은 부부 중 한 쪽 배우자는 이혼하고 싶은데 다른 쪽 배우자가 그에 합의해 주지 않는 경우에 주소지 관할법원에 이혼소송을 청구함으로써 판결에 의해 성립되는 이혼이다. 재판이혼은 불화와 권태·애정상실 등은 사유가 성립되지 않으며, 부정행위·악의유기·부당대우·존속학대·3년이상 생사불명·기타 중대사유의 6가지로 사유가 엄격히 한정되어 있다. 지난해에는 협의이혼이 12만1900건(83.9%), 재판이혼2만2700건(15.6%)으로 대부분 협의에 의해 이혼이 이루어졌다. 협의 이혼은 10년전(73.9%)보다 10% 늘어났으며, 재판이혼은 반대로 10년전(19.6%)보다 감소했다.
◇ 이혼 소송
지난해 이혼소송의 경우 청구 사유 중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49.3%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부당대우(22.5%)·동거와 부양 등의 의무유기(12.9%)·존속학대(6.7%)·3년이상 생사불명(6.2%) 등의 순이었다.
특히 3년 미만의 부부의 비중은 49.5%로 급증하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남성은 30대(44.9%)가 20대(23.4%)보다 두배가량 많았던 반면, 여성은 30대(41.0%)가 20대(37.2%)보다 다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