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에서는 광복회·독립기념관과 공동으로 국권회복과 조국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기산도 선생을 10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하였다.
1878년 10월 16일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선생은 호남의병장 기삼연의 종손이며, 구례 연곡사에서 전사 순국한 고광순 의병장의 사위이기도 하다. 호남 명문 유림의 후예로 선생은 1905년 일제에 의해 강제로 “을사조약”이 체결되어 국권이 강탈당하는 국망의 위기가 도래하자, 과감히 국권회복운동에 참여하였다.
특히 을사조약에 동조한 “을사5적”을 척결하려는 의열투쟁을 투쟁방식으로 삼았다. 매국적을 차단함으로써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대내외에 한국민족의 국권회복의지를 선양하여 민족대중의 독립의지를 고취하기 위한 것이다.
매국적 차단을 위해 선생은 동지들을 모아 결사대를 조직하여 호시탐탐기회를 노리던 중, 1906년 2월 “을사5적”가운데 한 사람인 군부대신 이근택을 저격하였다. 선생은 동지들과 함께 이근택 집에들어가 그의 어깨와 등 10여곳을 칼로 찔러 민족의 분노를 표출하며, 대한 남아의 의기를 드높혔다.
이같은 이근택 저격 의거로 피체되었지만, 이때에도 선생은 조금도 굴하지 않고 “5적을 죽이려는 것이 어찌 나 한사람뿐이겠느냐. 단지 나는 너를 죽이려던 것이 서툴러 탄로나게 된 것만이 한스럽다"고 하였다. “을사5적"에 대한 처단 의지가 한국민족의 대의임을 밝힘으로써 의거의 정당성을 당당하게 천명한 것이다.
이근택 저격의거로 선생은 2년 6월의 징역형을 받고 옥고를 치렀지만, 이후에도 민족독립과 조국광복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1919년 3·1운동이 발발하고 상해에서 민족독립운동의 결정체로 임시정부가 수립되자 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활동을 폈던 것이다.
선생은 상해 임시정부의 전라남도의무금요구특별위원으로 선임되어 호남일대에서 군자금 모금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였다. 동지들을 모아 호남은 물론 서울에서까지 군자금 모금활동을 벌였고, 그러던 중 1919년 10월 일경에 발각되어 선생을 비롯한 동지들이 피체되고 말았다.
이 사건으로 선생은 1920년 7월 광주지방법원에서 3년형을 받고 두번째 옥고를 치르던 중, 일제의 심한 고문으로 왼쪽다리가 절단되는 고초를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옥 뒤에도 성치 않은 몸으로 지속적으로 항일투쟁을 모색하다가 1928년 12월 4일 51세를 일기로 서거하였다.
정부에서는 선생의 공훈을 기리어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독립기념관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는 선생의 뜻과 공적을 기리기 위하여 별도의 전시실을 마련하여 관련자료와 사진을 10월 한달간 전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