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이나 PC방, 공공장소 등에서 흡연을 금지하는 국민건강증진법이 시행된지 100일이 지났으나 도내 일선 시·군 등에는 이들 대상 업소들을 상대로 금연구역 미지정과 금연표시판 및 칸막이 미설치 등 관렵법규 위반으로 단속해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가 단 한건도 없어 해당 시·군 등이 단속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에다 금연구역내 흡연행위자에 대한 처벌 단속권은 경찰이, 금연구역 미지정 등 영업장들의 법규위반 단속은 시·군 행정기관이, 청소년을 비롯한 금연 관련 교육은 교육청이 맡도록 돼 있는 법의 삼원화도 단속의 효율성을 떨어트리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로인해 청소년이나 비 흡연자를 보호하기 위해 시행된 금연법 자체가 자칫 유명무실해 질 가능성이 높아 법 시행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국민건강증진법을 개정, 음식점이나 전철, 승강장, PC방, 공공장소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대해서는 흡연을 금지하는 금연법을 시행해 오고 있다.
관련법규에는 이들 업소나 장소에 금연시설이라고 표시하지 않았거나 금연·흡연구역 지정 위반의 경우 해당 영업장 업주에게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도내 일선 시·군 보건소에 따르면 도내의 경우 금연법 시행이후 지금까지 이들 영업장에 대해 단속을 실시한 결과 위반사례를 적발한 건수는 전무하다.
흡연행위자에 대한 경남경찰청의 단속도 시행 이후부터 지난 10일까지 총 5445건에 그치고 있다.
이는 도내 전역에 걸쳐 단속이 하루 약 54여건 정도에 불과한 건수다.
그만큼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단면이다.
이같은 요인에는 법규정이 모호한 것도 한 원인이다.
일선 시·군 보건소 관계자들은 시행규칙대로 완전히 칸막이를 설치하면 소방법을 위반하게 되는 등 기준이 뚜렷하지 않아 단속에 애를 먹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다 단속 처분권이 경찰에만 위임돼 있다보니 일반 시민들이 금연구역내 흡연 행위자를 적발, 경찰에 신고하더라도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흡연행위가 완료된데다 흡연자도 대부분 자리를 떠나버린 뒤여서 단속을 어렵게 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경범죄처벌법위반으로 적발되더라도 2~3만원의 범칙금만 물면 되는 처벌법의 경미성도 한 요인이다.
시·군 보건소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흡연행위자를 적발했다 하더라도 확인서만 받고는 경찰에 넘겨 처리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흡연행위자들의 발뺌으로 마찰도 빈번해 단속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단속 처분권을 갖고 있는 경찰도 특별단속기간을 제외하고는 일반 업무를 전폐하면서까지 이들 흡연자 단속에만 매달릴 수도 없는데다 현실적으로도 시·군보건소 관계자들이 흡연행위 확인서를 보내올 경우 범칙금을 부과하는 사례가 다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