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하게 화장실에 들어 앉을 시간이 없는 현대인. 늘 바쁘다 바뻐를 입에 달고 사니 몸이 알아서 느긋하게 배변하는 통쾌함을 잊은 지 오래다. 그러니 이 지긋~지긋~~한 변비야!를 연신 중얼거릴 수밖에.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은 후 과일, 야채, 커피나 따뜻한 물을 마시면 ‘위-대장 조건반사'가 일어나고 이내 마려움을 느끼게 된다. 습관성 변비인 사람은 반사 시간이 ‘조루증'과 같이 1-2-3 초만 배가 살짝 마려울 듯 하다가 만다.
특히 직장 여성들의 경우, 일하다가 시간을 놓치지 말고 바로 화장실로 달려 가야 한다. 괜히 ‘일 하던 것 마저 끝내놓고 가지'하면서 참다가는 ‘반사부족'으로 톡톡히 고생한다.
보통 피곤하면 팔다리가 기운 없듯이 장도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근력이 딸리면 제 할 일을 못한다. 만성변비는 장근육 약화로 장연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변을 이동시키는 속도가 아주 느려지는 것이다.
장은 ㅁ자의 아래가 터진 형태로 뱃속에 있는데, 시작은 배꼽의 우측하단에서 소장이 끝나면 대장이 시작되어 위로 거슬러 올라가서 옆으로 꺾여진다. 계속해서 배꼽 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로질러 왼쪽 끝에서 직장 항문까지 아래로 내려간다. 즉 상행-횡행-하행한다는 얘긴데 길이는 자그만치 1.5미터. 이 장의 통로를 따라 운동 내지는 맛사지를 시켜주고 주물럭거리며 변이 앞으로 나가게 해줘야 하는데,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중력을 거슬러 올라가는 상행은 그 얼마나 어려울 것인가! 그러니 손으로 방향을 따라 주물주물 쥐어준다거나 주먹으로 통통 두드려 주면 좋다.
뱃심을 기르려면 걷기, 계단 오르기가 필수이고 따로 복근육 강화 훈련을 하면 좋다. 입을 조금 벌리고 가슴과 항문엔 힘주지 말고 배꼽 주위의 근육만 부풀려서 숨을 들여 마시다가 내쉬는 훈련을 한다. 평소 복식 훈련을 하면 큰 도움이 된다.
섬유질 한 젓갈은 뱃속에서 물을 흡수해서 최고 30-40배로 불어난다. 이것이 장을 청소하며 변을 쓸어버린다. 장의 연동운동을 자극해서 변의 머무르는 시간과 통과시간을 단축 시킨다. 또한 육식이 분해될 때 나오는 발암물질을 흡착시켜서 통과시킨다.
섬유소가 많은 음식은 다 알겠지만 김치와 나물을 즐겨먹는 한식이 으뜸이다. 현미, 보리, 콩, 배추, 무, 시래기, 무말랭이, 우엉, 당근, 사과, 옥수수, 고구마, 감자, 미나리, 시금치, 수박, 귤, 미역, 다시마, 김, 한천, 들깨…. 그 중에 현미와 시래기 우엉은 최고다.
마지막으로 청소에 물이 빠지면 안된다. 변의 굳기가 되직하면 이동이 안 되고 들러붙기만 할 테니까 물을 적당히 마시는 게 좋다.
그러나 아침에 냉수 한 컵은 사람에 따라서 복통을 일으킬 수도 있다. 체질에 따라 소음인 변비에는 따뜻한 물이 훨씬 효과적이다. 변비에 좋다고 무작정 하루에 8잔을 마시다 퉁퉁 붓는 사람도 있다. 싱겁게 먹고, 내 몸의 신장이 처리할 수 있을 만큼 붓지 않는 정도로 마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