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가죽 물 자루?
수정란의 92%는 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태아는 그 물 속에서 놀라운 속도로 자란다. 물은 신생아 몸의 80%, 소아의 70%, 성인 몸의 60%를 차지한다. 육체란 딱딱한 뼈와 내장과 지방들이 물 속에 잠겨 있고, 그 겉은 피부라는 가죽으로 둘러 싼 다음 눈코 귀 입과 아래 구멍들을 뚫어 놓은 큰 자루다. 이렇게 따진다면 육체라고 할 게 아니라 오히려 물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뇌와 심장 근육에 물이 75%, 혈액, 신장, 폐는 약 85%, 간은 혈액이 가득 찼으니 96%가 물이다. 근육에 물이 이렇게 많다는 게 궁금하면 실험을 해보면 안다. 장조림이나 불고기를 해보면 국물이 흥건해진다. 그러나 지방조직엔 물이 10-20% 밖에 안 된다.

하루에 물을 얼마나 마시나
하루에 우리가 마시는 물은 음료수로 1.300㎖ (5컵) 음식물 속에 포함된 수분이 900㎖, 대사산물로 몸 속에서 만들어지는 물이 300㎖ 정도다. 이중에서 우리가 음료수로 마시는 것이 5컵 정도가 된다.
물을 마시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내보내는 것이다. 좋은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한 만큼 버리기도 잘 해야 한다는 말이다. 소변(1,500㎖), 땀 증발 (900㎖), 대변(100㎖) 등을 통해 성인이 하루에 버리는 물의 양을 모두 합하면 약 2,500㎖이니 큰 페트병 한 개 반 정도이다.

하루 종일 "물 마시는 시대"
예전엔 엄마 젖을 빨다가 이가 나면 제 힘으로 씹어 먹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아이들은 우유를 빵빵하게 마시며 크다가 쥬스, 청량음료, 심지어는 이온 음료까지 물배를 또 채운다. 어른들도 음료수와 차로 술로 뭐든지 끊임없이 하루에 몇 잔이고 마셔댄다. 물을 많이 마셔야 좋다고들 해서 앉은자리에서 두 세잔 벌컥 벌컥 마시는 사람도 많고 맹물보다는 달콤하거나 쌉쌀하거나 알딸딸한 그 무엇에 중독되어있는 사람도 있다. 전 국민 만성 집단 중독에 걸린 것이다. 그걸 식품도 아니고 기호품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비싼 값을 치른다.

몸 속에서 물이 하는 일
그럼 그 많은 체내의 물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는 것일까?
우선 물은 혈액의 임파액, 소화액, 조직액, 뇌 척수액 등을 구성하고 있으며 이들도 근육의 활동과 횡경막이 오르내려서 생기는 흉강과 뱃속의 압력 차이에 의해 순환을 하고 있다. 화학적으로는 수소이온 농도 7.4의 약 알칼리성을 유지하고 있다. 만일 혈액에 물기가 적을 경우, 피가 탁해지고 찐덕해져서 끈적한 점도가 높아지면 혈류 속도가 떨어지고 모세혈관이 엉겨붙어 순환장애가 일어난다. 또한 물은 체온조절에 가장 중요하여 소방수로서 역할을 한다. 침을 비롯한 각종 소화액의 원료가 되어 위와 장에서 음식물이 잘 이동할 수 있게 해주며, 대변의 굳기를 부드럽게 해서 변비를 막는다. 그리고 관절액은 뼈끼리 마찰을 일으켜 삐그덕거리지 않게 윤활유로서 밖에서 가해지는 충격을 줄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