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한달동안 밀양연극촌 주말극장이 매주 독특한 레퍼토리로 무장하고 관객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끝자락을 맞은 가을달래기를 연극·영화가 함께 하는 연극촌에서 모처럼의 외도를 권한다.
지난 8일 <서툰 사람>에 이어 3주 동안 이어지는 주말극장의 특징은 사회성 짙은 민중극, 도내에서 접하기 힘든 국내 유수의 단편·독립영화, 전통연희와 연극이 만난 공연 등 제 각기 특성이 뚜렷하다.
오는 15일 공연되는 밀양연희단 거리패의 <유랑극단>(연출 남미정)은 류보미르 시모비치 원작 <쇼발로비치 유랑극단>을 각색해 일제 강점기 마을을 떠돌며 연극하는 5인의 광대들과 마을사람들, 일본 앞잡이들의 삶과 애증을 담고 있다.
연극이 사회와 어떻게 만나고, 무엇을 할 지 고민하게 하는 사회민중성이 강한 작품이다. 현실과 극중극을 넘나드는 드라마틱한 극의 짜임새와 광대성 짙은 즉흥 버라이어티 쇼 등은 재미와 감동을 함께 선사할 것이다.
22일 ‘해설이 있는 단편 영화제’는 한국단편영화의 힘을 보여준다. 27일 <오구>(감독 이윤택) 개봉을 기념하는 행사로, 영화 도시로서의 밀양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관객들에게 다양한 영화세계를 선보이는 첫 단추로 기획되었다. 각종 국내외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성있는 독립단편영화 5~7편을 단편영화 감독 이경식의 해설과 함께 한다.
29일에는 2000년 첫 선을 보인 후 사천극단 장자번덕의 고정 레퍼토리극이 된 <너도 먹고 물러나라>가 관객들을 연극촌으로 불러들인다. 전통의 탐구와 재해석이란 극단의 목표에 충실한 작품으로, 점괘를 봐주는 눈 먼 박판수와 박판수가 오매불망 짝사랑하는 한 노인의 소실로 있는 술집 출신 모조리네가 만나 죽은 아이들의 넋을 달랜다는 내용이다.
공연 및 상영은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30분 연극촌 내 스튜디오 극장. 일반 1만원, 학생 및 노인 6000원, 4인가족 2만원.
공연문의 055)355-2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