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고 실·내외 기온 차가 심해지면서 기침하는 아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아이들이 기침을 하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겨울이면 자주 찾아 오는 감기라고 생각하고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감기와 유사한 증상으로 시작되는 기관지 폐렴, 인플루엔자 등 심한 경과를 밟는 호흡기 질환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에 유행하는 폐렴의 원인은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이 많다. 그러나 최근에는 마이코플라즈마에 의한 폐렴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어린 영유아는 RS바이러스(Respiratory synsytial virus)에 의한 세기관지염이 흔하며 조금 큰 아이들은 마이코플라즈마에 의한 폐렴이 많다. 특히 이 두가지 원인에 의한 폐렴은 천식 등 만성 호흡기 질환을 가지고 있는 소아에서는 천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해 주의가 필요하다.

바이러스성 폐렴
영유아기에는 RS 바이러스와 아데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흔한 원인이며, 학령기 소아에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흔한 원인이다.
처음에는 일반 감기와 유사한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해 점차 기침과 권태감을 느끼게 된다.
가족 중에 감기 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는 예가 많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성 폐렴은 열이 없거나 있어도 미열인 경우가 많다. 폐렴이 진행되면서 호흡수가 증가하고, 숨 쉴 때 흉벽 함몰이 생기는 등의 호흡 곤란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청진을 해 보면 처음에는 아무 이상 소견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점차 진행되면서 청진 시에 수포음이 들리게 된다.
RS 바이러스에 의한 세기관지염은 기침과 호흡 곤란이 발병 후 48∼72시간 동안에 아주 심해져 호흡수가 60회 이상으로 증가하기도 한다. 세기관지염을 앓은 영아의 많은 수가 소아기 후반기까지 기도 과민성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천식이나 알레르기 질환의 가족력이 있거나, 담배 연기에 노출된 적이 있는 영아에서 세기관지염을 앓고 나면 기도과민성이 오래 유지되며, 천식 등의 만성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진단은 일반 혈액 검사와 흉부 방사선 촬영으로 한다. 바이러스 항체검사를 하기도 한다. 일반 혈액 검사상에서도 특이한 소견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백혈구 수는 정상이거나 약간 증가되어 있으며, 림프구가 증가돼 있다. 흉부 방사선 소견은 일반적으로 폐문으로부터 침윤이 생기며, 기관지 주위를 따라 미만성 침윤을 보인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마이코플라즈마는 세균이나 진균과는 달리 세포벽이 없으며, 바이러스와는 달리 인공 배지에서도 자랄 수 있는 작은 미생물이다. 사람의 호흡기에서 분리되는 마이코플라즈마 중 유일하게 Mycoplasma pneumoniae 만이 호흡기 감염을 일으킨다.
전체 폐렴의 원인 중 약 10∼30%를 차지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약 3년에 한번씩 유행하는 주기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2000년도에 아주 큰 유행을 했고, 올해에도 9∼10월부터 마이코플라즈마에 의한 폐렴이 유행하고 있다. 대부분 호흡 분비물에 의해 공기로 전파되며, 감염 후 약 12∼14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시작된다.
예전에는 학동기 아동의 폐렴 중에서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국내를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의 역학 조사에서 대부분 5∼7세 사이의 연령이 전체의 약 50%를 차지할 정도로 학동기 이전의 소아에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5세 미만의 어린 소아에서도 전체의 약 15∼20%의 발병률을 보이고 있으며, 3∼10세 사이의 소아 연령층이 전체 환자의 약 80%를 차지한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의 특징은 심하고 오래가는 기침과 38도 이상의 고열이다. 초기에는 두통, 권태감, 발열, 콧물과 인후통이 있다가 점차 진행하면서 목이 쉬고 기침이 난다. 마른 기침을 하다가 점차 심해지면서 2주 정도 지나면 가래가 섞인 기침을 하게 된다. 증상은 3∼4주까지 지속되다가 호전된다.
콧물은 큰 아이들에게는 없으나 영유아에서는 흔히 동반된다. 이런 호흡기 증상 뿐 아니라 구토, 복통, 피부 발진 등의 전신적인 증상이 동반되는 것도 특징이다. 청진을 하면 약 40%에서 천명이 들리기도 한다. 또 무기폐, 늑막 삼출액, 폐농양, 폐기종, 기관지확장증 등의 호흡기 합병증을 볼 수 있고, 뇌수막염, 뇌염, 소뇌 실조증, Guillian-Barre 증후군 등의 신경계 병변과, 용혈성 빈혈, 간염, 췌장염, 심근염, 관절염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진단은 한랭 혈구 응집소(cold hemagglutinin)나 Mycoplasma pneumoniae 특이 항체를 측정한다.
흉부 방사선 소견은 대부분 기관지 폐렴 소견을 보이나 폐엽성 폐렴이나 간질성 폐렴 소견을 보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늑막 삼출액을 동반한 폐렴 소견을 보이는 환자도 드믈지 않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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