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사천지역 환경 현안들을 들여다 보면 여전히 개발과 훼손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는 속에서도 지역의 지탱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의미있는 시도들이 다양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사천시의 중요 문화자원이자 고대사 연구의 자료가 될 수 있을 곤명면 가마터와 유적들이 석산개발로 인한 파괴 위기를 벗어난 것은 가장 반가운 소식이다.
소중한 사천의 바다가 폐선박과 산업폐기물 매립 등 불법, 환경오염 행위들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태풍 ‘매미’ 피해까지 겹쳐 연안개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재검토가 필요함을 보여주었다. 그런 속에서도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시민의 참여 속에 지탱가능한 발전에 대한 공감대를 이루어 나가기 위해 ‘철새조사’, ‘생태소풍’,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시범 사업’, ‘ 푸른 사천21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 ‘지구의 날’ 등 각종 사업이 실시되었다.
2000년 처음 지역 10대 환경뉴스를 선정한 이래, 주요 이슈 내용들이 환경 파괴와 대립 위주에서 생태 보전을 위한 노력들로 점차 바뀌어 나가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2004년에는 이러한 추세가 보다 확고한 대세로 자리 잡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곤명 성방리 석산개발 사실상 백지화
석산개발 추진으로 파괴될 뻔 했던 곤명면 성방리 일대의 유적 등이 사업주의 허가 신청 취하로 위기를 모면했다. 이 일대에 조선시대 막사발을 비롯한 각종 가마터 등이 산재해 있다는 사실을 민간 연구가가 밝혀내고 경상남도, 사천시 등에 보고했으나, 문화재 지표조사 등에서는 누락되는 등 관리 행정의 문제점이 드러낸 사례였다. 사천환경운동연합과 사천지역 민주 등이 문화재 및 생태계 파괴 반대 운동을 벌여 실질적인 백지화를 이끌어 냈다. 그러나, 이 지역 문화재 조사를 위한 예산이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되어 훼손 위험에 노출된 상태로 방치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폐선박에 몸살 앓는 사천연안
사천연안 곳곳에 폐선박들이 무단 방치되고, 해체 및 처리 과정에서도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몇 년째 해체 처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던 감척어선들이 태풍 매미로 인해 각종 항구, 도서 등 연안 여기저기에 침몰·좌초되어, 주변해양오염 및 해상사고의 위험요인이 되고 있었다. 더구나 이러한 폐선박의 처리과정에서도 해양 오염 방지를 위한 조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기름유출, 불법 소각 및 야적 등 법 절차가 지켜지지 않는 것은 물론, 주변 환경오염도 심각한 수준으로 유발시키고 있었다.
시민과 함께하는 철새조사
사천연안 전역에 대한 철새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천환경운동연합이 체험환경교육으로 실시하고 있는 ‘시민과 함께하는 철새조사’ 사업으로 사천연안 5개 지역에 대하여 매월 철새 모니터링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삼천포하수종말 처리장에는 철새관찰소가 설치되어 자칫 혐오 시설로 인식되기 쉬운 환경기초시설을 환경교육 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파트 음식물쓰레기줄이기 시범사업
전국 지자체 전체의 생활쓰레기 처리비용 2조 3천억원 중 6천억원에서 1억원 정도가 음식물쓰레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 동안 음식점 등을 통한 감량, 재활용 노력이 있어 왔지만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공간이 없었다. 사천환경운동연합에서는 사천시의 음식물쓰레기 처리 시설 가동을 앞두고, 가정에서 실천을 통해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고 수거·처리 과정의 정책 대안을 도출하기 위해 성은비룡아파트 주민들과 함께 ‘아파트 음식쓰레기 줄이기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남강댐 피해조사 합의
사천만 어민과 수자원공사의 남강댐 방류피해 관련 협상이 타결됐다. 남강댐 방류피해 배상 추진위원회(위원장 백인흠)와 한국수자원공사 대표들은 8월 1일 남강댐관리단에서 ‘남강댐 방류관련 피해저감을 위한 조사합의서’에 서명했다. 사천만 어민과 수자원공사측은 피해배상을 전제로 하지 않고 사천만 해양환경과 어업피해 조사를 한 뒤 여기에서 나오는 기초 자료를 바탕으로 대책마련을 정부에 요구키로 했다. 사천만 어민과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8월 태풍 ‘루사’ 내습 이후 지금까지 11개월 동안 피해배상 관련 협상을 벌여왔다.
「푸른사천21」활성화 토론회 열려
사천시의 지방의제21, 「푸른사천21」활성화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푸른사천21」은 사천시의 지탱가능한 발전을 위한 미래 청사진이자, 시민실천운동으로 1999년 제정되었으나, 매년 공모사업 외 실질적인 추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2003년 들어 ‘녹색경남21추진협의회’ 주선으로 시민단체 간담회가 열렸고, 사천시 환경기본조례가 개정되어 추진협의회 구성의 근거가 마련되었다. 이번 토론회에는 김수영 사천시장을 비롯하여 공무원, 전문가, 시민단체 등 100여명이 참석하여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생태소풍 첫 실시
교실을 벗어나 자연을 만끽해야할 소풍이 언제부턴가 학생들이나 교사 모두에게 그리 즐겁지만은 않은 의례적 행사로 바뀌어버렸다는 지적이 많았다. 사천환경운동연합과 사천중학교는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생태소풍’을 기획하였다. 남양동 모충공원에서 실시된 생태소풍은 ‘애벌레 되어 보기’, ‘나무 노래 배우기’, ‘숲에서 똑 같은 것 찾기’ 등 우리 고장의 숲을 이해하고, 자연과 동화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한 학교를 대상으로 처음 실시된 행사는 참여한 학생과 교사 등으로부터 성과적인 평가를 얻은 만큼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더 많은 학교에서 실시될 수 있도록 해 나갈 예정이다.
남척석유 차고지에 산업 폐기물 매립 적발
대방동 소재 남척 석유 차고지에서 불법 매립된 산업폐기물이 발견되었다. 시민의 제보를 접수한 사천환경운동연합은 관계 공무원과 함께 포크레인을 동원하여 현장조사를 벌여, 폐유, 자동차 부품 등 수십톤의 산업폐기물이 불법 매립되었음을 밝혀냈다. 특히, 폐기물이 매립된 곳을 지하수가 관통하고 있어 오염물질들이 지하수를 더럽히고, 해양으로 유출되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어 우려를 더했다.
지구의 날 차없는 거리 행사 지난해도 성대히 열려
2000년부터 시작하여 벌써 4년째에 접어든 지구의 날‘차 없는 거리’한마당 행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2천여 명의 시민이 참여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매년 삼천포공설운동장 입구에서부터 주공로타리까지 펼쳐지는 ‘차 없는 거리’는 이제 사천시의 가장 대표적인 시민 참여 문화 행사로 인식되고 있다. 올해에는 ‘늘푸른 지구, 함께 나누는 평화’라는 주제로 전쟁 반대, 지구 온난화 방지 등에 관련된 각종 공연, 전시 등이 펼쳐졌으며, 황토염색, 도자기 만들기 체험, 짚풀공예, 우마차 타기, 인라인 스케이트 마당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함께 진행되었다.
사천연안 태풍 피해 노출
2002년 태풍 ‘루사’에 이어 지난해 또다시 태풍 ‘매미’가 사천연안을 덮쳤다. 특히, 서금 매립지의 경우 작년보다 훨씬 큰 피해를 입었다. 삼천포신항만 건설로 인한 방파제 증설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 등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연구를 통한 원인 규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독 매립지 등에 피해가 집중되는 등 자연의 영역을 침범하여 연안을 무리하게 개발했기 때문에 일어난 인재라는 사실은 해양도시 사천의 연안관리 정책을 수립하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공명선거 퍼즐퀴즈는 2월달에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