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붉고 건장한
장닭 한 마리 지나간
마당 주저앉을 듯
수국 피어있고
흰 파꽃 눈물겨운 곳으로
봄날은 간다
희고 여린 빛들이 꿈을 꾼다
이제 다시
다시는
살아서는 가지 못할 곳으로
봄날은 간다
강변엔 그 봄꽃들이 들어앉고
사랑의 노래가 지나가고
그 버스들을 따라 미친년의 배가 불러도
내일 없이
봄은 파급이다
한여름 부채바람을 좇아
연분홍 또 샛노란 햇살로
그 꽃들 흩날리기도 한다


시인 박 구 경

사천시 북사동보건진료소장
민족문학작가회
사천문학 마루문학 회원
작품집 「진료소가 있는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