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의 상당수가 기생충이나 병원성 세균에 감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사육 가정의 대부분이 애완동물에 대한 과도한 신체 접촉 등 인체에 감염 우려가 높은 행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하 소보원·원장 최규학)이 서울대학교 수의과학대학과 공동으로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서울시내 및 수도권의 가정내 애완동물 배설물 110종에 대한 안전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당수의 애완동물 배설물에서 인체에 위해한 기생충이나 살모넬라균 등 병원성세균이 검출됐다.
조사대상 애완견 배설물 시료 79건 중 10건인 12.7%에서 기생충이 검출됐으며 2건의 배설물에서는 어린이에게 실명 및 신경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개회충(Toxocara canis)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의 26.6%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캠필로박터균 등이 검출됐다.
또한 이구아나 배설물 시료 31건 중 2건인 6.5%에서 기생충인 선충류(Nematoma)가 검출됐으며 27건(87.1%)에서는 살모넬라균과 황색포도상구균 등 병원성세균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 회충은 소장에 기생하는 선충 중의 하나로 배설물을 통해 구강으로 사람에게 이전될 수 있다. 어린이에게 감염되면 간종, 체중감소, 식욕감퇴 및 지속성 기침 등을 보이게 되고, 혈액 순환을 따라 사람 눈에 들어간 개회충의 유충은 안구의 망막에 자리 잡아 막망염, 내안구염 및 육아종을 일으켜 심한 경우 실명에까지 이르게 한다.
이번 조사 결과, 애완동물과 접촉 행동은 주로 '안아준다' 44.7%로 나타났으며 조사 대상의 ?30.3%는 애완동물과 '입을 맞추거나 음식을 서로 나누어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대부분의 사육 가정에서 배설물을 락스나 소독제 등을 사용, 철저히 소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휴지나 물, 세제 등으로 간단히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보원은 어린이 놀이터 등 애완동물 출입금지 구역 설정 및 정기적 소독실시, 공원에서의 단속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제도 개선을 관계기관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