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불법어업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강력한 단속에 들어간 가운데 도내 영세어민들이 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생존권 말살정책’이라고 주장하며 상경시위를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어업인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단속만으로는 기선 저인망 어선 등 불법어업을 근절할 수 없다며 생계보장 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어민총연합은 지난 17일 오후 서울종로 사직공원에서 어민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영세 어민 생존권보장 촉구 총력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사천지역 어민 315명 등 도내 기선 저인망 어민 등 423명(경남도 집계)이 상경, 집회에 참석했다.
어민총련은“정부가 불법어업 강력 단속 방침 아래 소형 기선 저인망 어업을 하는 선장과 선주 등을 잇따라 구속하고 선박을 몰수해 영세 어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며“정부는 영세 어민들의 생계대책을 먼저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앞서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불법어업 근절을 지시한 이래 해양수산부와 법무부, 검찰, 해경, 각 시·도 등은 합동단속반을 구성, 소형 기선 저인망 어업을 강력 단속해왔다.
도내에서도 창원지검 진주지청과 통영지청이 각각 사천 남해 하동, 통영 거제 고성지역을 맡아 이달초부터 강력한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어민들은“소형 기선 저인망 어업은 50여년간 관행적으로 해온 것이며 자본 없는 영세 어민들의 유일한 생존수단”이라며“생계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구속·몰수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조치”라며 단속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협관계자 등 어업인들도 정부의 이번 불법어업 단속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단속만으로는 불법어업을 근절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단속때만 불법어업을 하지않고 집중 단속 한파가 지나가면 불법어업을 재개하는 악순환만 계속될 것이라는 것.
실제 진주지청에서 합동단속을 실시한 후 현재까지 불법어업과 관련 8건을 적발하는데 그쳤으며 그마저도 조업중인 불법어업을 적발한 사례는 한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동단속에 참가하고 있는 사천시 관계자는“기선저인망 어민들이 단속사실을 알고 조업을 거의 하지 않아 불법어업을 적발하기가 힘들다”며“각 지자체에서도 단속에만 매달려 정상업무를 하기 어려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어민들은 무조건 단속을 강화하기보다는 요건을 강화하여 양성화하거나 기선저인망을 정부에서 매입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남지역에서는 현재 515척의 소형기선저인망 어선이 불법어업을 하고 있으며 관련 어민들 수는 2000여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실제 불업어업을 하고 있는 어선과 어민들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소형 기선 저인망 어업은 10t 미만의 선박 1~2척으로 그물을 길게 늘어뜨려 해저에 사는 어류를 잡는 어획법으로, 촘촘한 그물코로 치어까지 싹쓸이해 수산자원을고갈시키고 해양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이유로 불법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