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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화칼럼
석종근과 함께 “그림으로 읽는 한자 세상”
한자는 그림문자이다. 현상을 그림으로 그려서 표현한 것이다. 그러므로 한자를 형상의 그림으로 그려 보는 연습을 하면 현상이 보인다. 여기에는 상징성의 단순화, 철학성의 객관화 ...... 봉화칼럼 전체 리스트 보기
 
 
쿠바의 유기축산

쿠바에서 경제위기의 영향을 받은 것은 농업만이 아니다. 축산도 큰 타격을 받았다. 연간 200만 톤이나 수입해왔던 사료는 1992년에는 겨우 2만 톤밖에 들어오지 않았고 가축은 배합사료용으로 개량된 근대 품종뿐이었기 때문에 800만 마리나 있었던 소는 순식간에 절반으로 줄어버렸다. 살아남은 소는 트랙터 대신 밭갈이를 해야 했다.
소고기나 우유의 생산은 급격히 떨어지고 치즈, 버터, 요구르트와 같은 유제품도 크게 감소하였다. 마찬가지로 배급되거나 시장에서 구할 수 있었던 닭고기나 달걀도 얻을 수 없게 되었다.

◎‘바잔식’ 전기 목책 농장
쿠바는 수입 사료에 의존해왔던 이제까지의 생산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작업에 착수하였다. 그 하나가 ‘바잔식 합리적 방목 시스템’이라 하는 낙농경영이다. 소는 자유롭게 방목하면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특정 지역의 잡초만 지나치게 먹어 씨를 말리거나 어떤 장소에만 분뇨가 쌓여 토양이나 수질을 오염시키게 된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전기 목책으로 둘러친 우리 속에 소를 사육하여 목초와 분뇨의 균형을 맞추면서 차례로 이동시키는 것이 이 시스템의 기본 개념이다.
바잔이라는 이름은 이 방법을 창안한 프랑스 출신 농민의 이름을 딴 것이지만, 뉴질랜드에서는 이 기술을 이용하여 사료를 공급하지 않고도 많은 양들이 자연 순환 속에서 자라고 있다. 쿠바의 연구자도 그 방법에 눈을 돌렸던 것이다.
이 시스템은 1990년부터 개시되어 현재는 400곳 이상에서 실시되고 있다고 한다. 전기 목책을 세우기는 힘이 들지만 초기에 투자를 하면 동력은 태양전지나 폐기 모터를 이용한 풍력 발전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유지비용은 거의 들지 않는다. 하바나 교외 싼타페를 지나가다 차창 밖으로 그런 목장을 수없이 볼 수 있다. 그러나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주변의 자연경관 속에 가려져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철저한 잔반 양돈의 등장
현재 쿠바에서 가장 힘을 기울이는 것이 리싸이클링 축산(양돈)이다. 도시 음식물쓰레기나 사탕수수 찌꺼기 같은 폐기물을 활용한 잔반 양돈이다. 쿠바의 식탁에 올려진 거의 모든 육류는 잔반을 사료로 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호텔, 학교, 병원에서 나오는 음식물 찌꺼기는 완전 회수된다고 한다.
그리하여 낙농과 마찬가지로 양돈도 수입 사료에 의존하는 근대 축산이 추진되었다. 그러나 이 노선은 경제위기 속에서 방향 전환이 강요되었다.
소련이라는 서늘한 기후 조건을 가진 나라의 기술을 도입한 것에 대한 반성에서 그 뒤로는 작물의 찌꺼기, 사탕수수 찌꺼기를 재이용하는 연구에 힘을 기울였다. 이전에는 이렇게 철저한 리싸이클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사탕수수 잎도 모두 태워버렸다. 그러나 현재는 거의 모두가 유기적으로 재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2004년 10월 14일 11시 12분 / 농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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