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이상 고온으로 보리·양파·마늘 등 월동작물의 웃자람에 따른 언피해와 병해충 발생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남에서는 11월 한달간의 적산온도(일 평균기온을 합산한 값)가 평년에 236.8℃였던 것이 올해는 269.1℃로 크게 높아지는 등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또한 봄철 병해충이 벌써부터 나타나 농업인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월동작물의 생육 상태와 이에 따른 관리 요령을 알아본다.
◆보리=지난 1일 실시한 경남도농업기술원의 관찰포 생육조사 결과를 보면 보리의 키가 10.6㎝로 평년에 비해 1.8㎝, 지난해보다도 1.1㎝가 컸다. 줄기당 잎 수도 3.1장으로 평년보다 0.7장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보리 생육이 좋은 이유는 10월 파종 이후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초기 생육이 왕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갑작스런 한파가 닥칠 경우 웃자란 보리나 늦게 파종해 충분히 자라지 못한 보리가 모두 언피해를 입을 수 있다.
웃자람을 예방하려면 배수작업을 겸해서 흙덮기 작업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 보리가 습해를 받게 되면 뿌리가 깊게 뻗지 못하고 양분 흡수가 곤란하여 황화현상이 발생하게 되므로 월동 전에 배수구 중간의 막힌 곳을 터주고 포장 양끝의 보머리 트기 작업을 해주어 습해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양파=남부지방에서 웃자람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른 추대 발생도 크게 우려되고 있다. 올해는 특히 10월에 비가 적어 파종작업이 순조로워 모를 일찍 정식한 곳이 많다. 때문에 어린 모를 심은 곳은 피해가 좀 덜하겠지만 굵은 모를 일찍 심은 곳은 웃자람이 많이 진행돼 언피해를 입을 우려가 크다.
웃자람을 억제하려면 보온을 위해 덮어놓은 비닐을 제거하는 것이 지금의 따뜻한 날씨 상황에는 맞다. 하지만 비닐을 벗기고 난 뒤 갑작스런 추위가 오면 언피해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다. 비닐 위에 흙을 덮어 비닐 안 온도를 낮추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로터리 작업을 한 데다 땅이 언 상태라 이도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마늘=중부지역에서는 포근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웃자람이 별로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늦가을 적절한 비로 뿌리 발달이 제대로 돼 기온 적응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다가 갑작스럽게 기온이 떨어지면 언피해를 피할 수 없으므로 농가에서는 기상 예보에 주의를 기울여 한파가 오면 왕겨나 짚을 덮어주는 것이 좋다. 특히 비닐 멀칭을 하지 않은 곳에서는 언피해에 대비, 짚 등을 덮어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봄철에나 나타나는 ‘고자리파리’ 등의 해충이 포근한 날씨에 벌써부터 발생하고 있는 곳도 관찰되고 있다. 정식 전 살충제로 방제를 한 농가에서라도 30~40일인 효력기간이 지난 상태이므로 병해의 징후가 발견되면 잊지 않고 방제를 해주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