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성분만 부각 효능 왜곡·과장
정기적 모니터링·제재 강화해야


‘바나나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얼굴은 작아지고 허리와 하복부의 살은 빠지지만 가슴은 작아지지 않아서 균형 잡힌 체형을 만들 수 있다’, ‘감자는 칼륨의 함량이 높아 밥의 12 배나 된다’, ‘메밀에 들어 있는 루틴 성분은 혈압을 내려 주고 혈압 상승을 방지해 성인병을 치료해준다’ 최근 인터넷 모 건강사이트와 TV의 건강정보 프로그램에서 제공된 식품 영양 정보들이다.
과연 맞을까?
전문가들은 “한 가지 음식을 먹으면서 살을 빼는 이른 바 원-푸드(One food) 다이어트는 영양 결핍 또는 영양 불균형을 초래, 빈혈·무월경·탈모·면역기능의 약화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특히 기초 대사량의 감소로 일반적인 식사를 할 경우 다시 살이 찌는 요요 현상이 생긴다”고 지적한다. 감자 속 칼륨 함량이 밥의 12배나 된다는 것은 실제보다 과장된 내용. 감자 100g 속 칼륨 함량은 485㎎으로 일반미(163㎎)보다 약 3배 정도 많을 뿐이다. 메밀에 들어 있는 루틴 성분이 성인병을 치료해준다는 내용도 한 가지 성분의 효능을 부각시킨 나머지 비약적으로 확대 해석한 경우다.
최근 질병과 식생활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건강한 식생활 정보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응, TV·신문·인터넷 각종 매체에서도 식생활 정보를 점차 비중 있게 다루는 추세다.
실제 대한영양사협회 식품영양정보 언론 모니터링 방송팀과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손숙미 교수팀이 2002년도에 방영된 뉴스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식품영양정보가 차지하는 비율이 총 건강관련 정보의 36.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정보 프로그램의 식품 취급 비중은 음식과 일반 식품을 포함, 60%로 의료 정보나 질환을 앞질렀다.
이 같은 경향은 신문도 마찬가지여서 식품 영양정보가 건강관련 정보의 22.2%를 차지했으며 광고의 경우는 63.5%나 됐다. 식품영양 정보는 소비자들에게 식품 섭취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준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각종 매체에서 제공되는 식생활 정보의 대부분이 과장·왜곡 등 부적절한 내용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이번 모니터링 결과 뉴스에서 보도된 식품영양 정보 기사 276건 중 부적절한 기사는 49.3%, 신문의 경우 35.8%나 됐으며 인터넷 매체에서의 식품 영양 정보도 대부분 과장·왜곡돼 있었다.
부적절한 기사의 유형을 보면 뉴스 프로그램의 경우 실생활에 활용할 실천 방안에 대한 제시가 없고 전문 용어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또한 비교 기준이 잘못 설정되거나 효과 등에 대한 내용이 과장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TV의 경우 뉴스 외에도 건강정보프로그램, 오락, 드라마 심지어 토크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검증되지 않은 식품 정보를 그대로 내보내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문 기사는 TV보다 부적절한 내용의 비율이 35.8%로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특정사의 제품 간접 광고, 기사의 과학적인 근거 부족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인터넷의 경우 사이트 운영의 목적이 광고·선전 및 상품 판매에 있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영양 정보가 과학적인 근거가 불충분하고 내용이 실제보다 과장돼 있었다.
특히 신문, 방송, 잡지 등 이미 보도됐던 내용을 다시 제공한 것도 17.1%나 돼 왜곡된 정보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단시간 내에 확대 재생산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무분별하게 제공되는 식품 영양 정보는 왜곡된 영양지식을 전파, 결과적으로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영양정보 걸러서 보기>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 있나? 실생활에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이 있는지 하루 섭취량 등에 대한 정보 등 정확한 식품 영양 정보가 들어 있는지 확인한다.
◆식품을 마치 의약품인 것처럼 표현했나? 식품 효능의 장단점, 과잉 섭취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는지, 의약품처럼 치료 효과가 있다고 하는지 잘 확인한다.
◆주제의 과학적인 근거 충분한가? 한 사람의 체험에 근거한 이야기를 보편화한 것은 아닌가, 공익성이 있는 기관의 연구 자료인가 확인한다.
◆동물실험 결과를 인간에 적용한 것은 아닌가? 사람에 대한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고 동물실험 연구 결과만을 가지고 과장되게 보도한 내용인가 확인한다.
◆기사 형식으로 특정사 제품을 광고하지 않았는가? 광고를 목적으로 쓴 기사인지 협찬사의 제품을 부각시키기 위해 효능을 비교하는 것인지 잘 확인해야 한다.
◆영양가 비교 시 비교 기준을 제대로 설정했는가? 100g 당 비교했는지, 1그릇으로 비교했는지 한 번에 보통 섭취하는 음식 분량으로 비교했는지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