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업의 운명을 가늠할 양곡관리법 / 쌀소득보전법 / 농지법의
졸속처리 방침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양곡관리법, 쌀소득보전법, 농지법 등 주요 농정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부 의도대로 법안이 통과된다면 한국농업의 골간을 뒤흔드는 것은 물론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곡수매제도의 폐지와 부실한 쌀소득보전대책은 실패한 쌀협상결과로부터 우리의 농업과 농촌을 지키기는커녕 오히려 농업·농촌의 해체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또 농지의 규제를 대폭 풀어주는 농지법 개악은 농지에 대한 투기와 무분별한 전용을 조장하여 전국토의 난개발을 초래할 것은 물론, 영농의지를 꺾고 식량자급실현의 중요한 토대를 잃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결국 양곡관리법, 쌀소득보전법, 농지법 등의 졸속 강행처리는 사실상 식량안보의 위기와 환경파괴의 대재앙을 초래할 것이다.
더욱이 252회 임시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의 의사일정을 보면 4일간의 일정으로, 그것도 반나절동안 다섯 가지 법안의 공청회를 한꺼번에 진행하여 처리하는 것으로 공고되어 있다.
이는 결국 향후 농정 전반의 골간을 바꿀 중요 법안을 졸속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여야의원 68명이 식량주권을 지키고 식량자급을 실현하기 위한 식량자급률 목표수준 법제화를 위한 농업·농촌기본법 개정안을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한번도 다루지 않더니, 이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법안 몇 개만 선별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은 농민과 국민의 대변기관으로서의 의무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같다.
정부와 여당은 식량주권과 국내 쌀산업에 치명적 영향을 끼칠‘양곡관리법’, ‘쌀소득보전법’, ‘농지법’ 등 이른바 농업관련 중대법안을 2월 임시국회에 졸속 처리하고자 하는 음모를 즉각 중단하라!
아울러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는 농정전반을 뒤흔들 중요법안에 대해서 농업계와 전문가 그룹의 의견을 수렴하여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법안을 다룰 것을 촉구한다!
만약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가 정부의 의도에 휘둘려 졸속적으로 법안을 강행 처리하려 한다면 정부의 잘못된 농정에 대한 농민들의 분노가 농림해양수산위원들에게 돌아갈 것임을 똑똑히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이 법안들의 졸속 강행처리 방침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 우리의 입장 --
첫째, 사문화된 농업농촌기본법을 개정하기 위해 여야의원 68명이 발의하여 국회에 제출한 농업농촌기본법개정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적정 식량자급의 목표수준을 정함으로써 농정의 기본목표부터 분명하게 확립해야 한다. 식량자급률 법제화는 정부가 수차에 걸쳐 국민 앞에 약속했음을 알아야 한다.
둘째, 농지제도의 개편은 무엇보다 식량자급률 목표수준과 연계하여 처리되어야 한다. 자급목표 수준에 근거하여 식량안보와 환경보전 그리고 다원적 기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농지의 소유·보전·이용·관리제도 전반을 개편해야 한다.
셋째, 국회동의제는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견제역할’을 하고 있으며, 식량안보의 핵심인 쌀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과정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각국이 농업법에 품목별 목표가격을 명시하는 것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국회동의제의 폐지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넷째, 우리는 현재 정부가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170,070원(쌀 80㎏)을 목표가격으로 하는 쌀소득보전방안을 받아 들일 수 없다. 소득안정방안의 핵심인 목표가격은 생산비에 근거함으로써 농민이 쌀생산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결정되어야 한다. 아울러 이 같은 납득할 만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일방적으로 추곡수매제를 폐지한다면 우리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2005년 2월 18일



전국농민연대 (한국가톨릭농민회 /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 전국농업기술자협회
한국낙농육우협회 / 전국농민회총연맹), 민주노동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