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소비지출 기대지수 기준점 100 상회 ‘파란불’


소비심리가 크게 개선되며 내수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올들어 각종 경기관련 지표들이 개선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소비심리가 크게 개선됐다는 점은 오랜기간 닫혀있던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백화점 매출이나 신용카드 사용액, 휘발유 판매액, 음식·숙박 등 경기와 관련된 속보지표들이 개선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기대심리를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최근 급등하고 있는 국제유가의 영향이 서민생활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과 가계의 구매력을 뒷받침하는 고용시장의 개선추세가 뚜렷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회복여부를 논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소비심리는 이미 ‘봄’
통계청이 지난 10일 발표한 소비자전망만 놓고 보면 우리 경제는 본격적인 회복추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6개월후 경기에 대한 기대심리인 소비자기대지수가 10개월만에 최고수준까지 상승했고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평가지수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향후 경기와 소비지출에 대한 기대지수가 기준점인 100을 상회하면서 이같은 심리를 대변해줬다. 가구나 가전제품·승용차 등 내구소비재에 대한 구매지출 기대지수도 91.8로 석달째 오름세를 기록했다.
소득계층별로도 월평균소득 200만원이상 중산층의 심리가 크게 개선됐다. 월 소득 400만원이상 계층과 200만원이상 계층의 기대지수가 2002년 9월 이후 가장 높았고 300만원이상 계층의 기대지수는 작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모두 기준점인 100을 돌파했다.
연령별로도 소비주도층인 20대와 30대의 기대지수가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20대이상은 두달연속 100을 넘어섰고 30대도 10포인트 이상 상승하며 100을 상회했다. 40대이상 계층도 일제히 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카드사용액 등 속보지표도 개선 추세
1월 중 신용카드사용액과 백화점 및 할인점 매출, 휘발유 판매 등의 지표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지난 1월 산업활동동향에서는 향후 경기를 예고해주는 경기선행지수가 10개월만에 처음으로 반등하기도 했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상승반전했다. 재경부가 최근 발간한 그린북에 따르면 신용카드사용액의 경우 지난해 2분기(-4.4%)에서 3분기(4.9%)에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4분기 10.6%, 올 1월 14.8%, 2월 8.5% 등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백화점 및 할인점 매출의 경우 설 연휴로 인한 착시효과를 제외하기 위해 1월과 2월을 비교할 경우 백화점은 1% 중반수준, 할인점은 4% 중반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휘발유 판매량의 경우 지난해 11월(7.5%)이후 12월(4.8%) 증가세를 보이다 올 1월 1.0% 감소했지만 2월에는 다시 설 연휴 등의 효과에 힘입어 16.3%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통계청이 지난 4일 발표한 서비스업 동향에서도 비록 도·소매업종은 설 연휴의 특성이 반영되며 부진했지만 음식·숙박업종은 개선추세를 보였다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호텔과 휴양콘도업이 여전히 호조를 이어갔고 일반음식점도 3.1% 증가했다.
◇최대변수는 고용과 유가
이처럼 우리경제를 둘러싼 여러 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소비회복 여부를 논하기를 이르다는 지적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고용시장 개선을 통해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가계구매력의 뒷받침 없이는 일시적인 호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소비회복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환율하락으로 유가급등 영향이 일부 상쇄되고 있지만 고유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시차를 두고 서민생활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소비회복이 지연된 것도 결국 고유가의 영향이 상당부분 있었으며 고유가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 소비심리나 실제 경기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