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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화칼럼
석종근과 함께 “그림으로 읽는 한자 세상”
한자는 그림문자이다. 현상을 그림으로 그려서 표현한 것이다. 그러므로 한자를 형상의 그림으로 그려 보는 연습을 하면 현상이 보인다. 여기에는 상징성의 단순화, 철학성의 객관화 ...... 봉화칼럼 전체 리스트 보기
 
 
홍콩에서 만난 가이더

<지난호에 이어>
할머니들을 씻기고 정리를 했으나 벽에 튄 김치국물이며 냄새를 없애느라 그날 밤 잠을 못 잤단다. 손주, 아들, 식구들 선물을 사겠다고 돈을 꺼낼때는 아무데서고 치마를 걷고 고쟁이 바지 주머니에 핀을 두개씩 꽂아 넣은 돈을 꺼내는데 핀 하나는 빼서 옷에 꽂고 하나는 입에 물고 돈을 내고선 옷에 꽂은 핀을 못 찾아 빙빙 도는 할머니들. 여행을 다 마치고 돌아가는 공항에서 가이더에게 우리 자식도 아닌 자네를 너무 애를 먹였는데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고 몰라서 그랬다고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살아서 자네와 다시 한번 여행을 하고 싶다고 한다지만 다시 이 할머니들 같은 여행객을 만난다면 가이드를 그만 두고 싶을 만큼 고생은 했으나 이 할머니들의 모습이 오늘 한국을 이룩한 어머니들이었다고 자기는 안 먹고 안 입고 안 쓰고 고생해 자식 먹이고 공부시켜 오늘의 한국을 이룩한 장한 어머니였다고 하니...
비록 할머니들이 해외에서 지켜야할 매너를 몰라 많은 실수를 했지만 67세나 되는 할머니들이 10년전 홍콩을 비롯한 주변국 중국을 여행하셨다는 건 상당히 앞선 할머니들이며 다른 세상을 보고자 하는 열성을 가진 분들이라 존경스럽고 그 연세에 그런 인식을 가졌다는 게 사뭇 탐험가 같기도 했다.
그렇지만 어머니들은 그 할머니들처럼 살지 말고 살 날이 살아온 날보다 적을 것이니 어머니 자신들을 위해 살라고 부탁하는 가이더.
고생은 했지만 민족성, 동족애, 삶의 철학과 애정을 가진 구수한 가이더의 친근감이 이번 여행에서 잊을 수 없는 좋은 인상이다.

2005. 3. 15

시인 빈소영(재경곤향 향우회)

2005년 03월 31일 13시 08분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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