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 이어 경남대 폐지, 경쟁력 떨어져 불가


기초과학이 학문의 전당인 대학에서조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최근 각 대학이 구조조정과 맞물려 추진 중인 학과 통폐합 과정에서 기초과학분야의 폐지와 통합, 과명 변경 등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대학교는 지난 3일 교육조직개편 차원에서 전통적인 기초과학으로 분류돼 왔던 자연과학부의 물리학, 생명과학, 화학 등 3개 전공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경남대는 또 2006년 입학정원을 올해 3600명에서 자연계열 270명, 인문사 사회계열 30명 등 300명을 줄여 3300명으로 조정했으며, 에너지화학공학과, 신소재공학과, 산업공학과 등 3개학과도 폐지한다고 밝혔다. 경남대는 이들 폐지학과 대신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관광학부 호텔경영학 전공과 나노공학과, 소방방재공학과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 학교 전하성 기획처장은 “입학 충원율과 전공 선택률, 전출률, 취업률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볼 때 경쟁력이 약했기 때문에 전공폐지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통학문의 폐지에 따른 아쉬움을 의식한 듯 “기초과학의 맥을 유지하기 위해 사범대학에 구조조정이 발생할 경우 과학교육과를 신설하거나 공학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기초교양학부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제대에서도 이미 수학과나 물리학과를 찾아볼 수 없다. 이 학교의 수학과와 전산·전자·물리과는 지난 99년에 컴퓨터운영과학부로 명칭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 속에 포함된 전공도 전산수학과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나누어져 신입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이처럼 기초과학이 설 곳을 잃어가고 있는 사립대와 달리 국립대는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창원대의 기초과학분야인 물질과학군, 수리과학군, 생명과학군은 여전히 기초과학의 이름을 가지고 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일례로 물질과학군의 경우 2002년부터 2005년까지 2.6대 1에서부터 2.86대 1의 지원율을 보여 꾸준히 신입생을 유치하고 있다.
또 경상대도 물리학과 생물학 전공을 포함하고 있는 생명과학부와 함께 미생물학 전공을 포함한 기초과학부도 보통의 지원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두 대학이 기초과학의 맥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국립이라는 장점과 함께 기초과학을 필수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의과전문대학원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