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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투고] 60년의 회포를 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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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60주년 기념동창회 유감(有感)
달마의 후예들
말이 쉬워 60년이지 그게 어디 짧은 세월인가? 강산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 없다던 옛 시인의 한탄보다 더 깊고 애절하게 쌓였던 그리움을 한꺼번에 보상받는, 실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팔순을 코 앞에 둔 30명의 老童들, 아무것도 말고 다만 살아있어 주기만 했어도 고마운 이들. 해방 후의 혼란과 6.25, 4.19, 5.16으로 이어지는 고난의 물살에 부대끼며 달관한 친구들.
일찍이 달마가 말했다. 『지식이란 것은 버리면 버릴수록 本性에 다가간다』고.
과시 大哲人이며, 大自由人의 說破가 아닌가?
나는 지식에 재력이며, 권세, 명예 등등 세속적인 가치를 보태어 해석하고 싶다. 초등학교 동기생이란 우리에게 있어 대관절 무엇인가? 그야말로 앞의 세속적인 것들로부터 훨씬 자유로운 본성과 본성의 만남이 아니던가? 1945년 3월 교문을 나서면서 우리는 그 세속적인 옷들을 하나씩 걸쳐 입기 시작했었지, 60년 세월을 살다보니 건강상 노령화의 차이, 사회적인 신분과 위상, 지식과 재력 등등 격차가 크게 벌어진 현실들이 어찌 외면될 수야 있겠는가마는, 그러나 우리는 그 본성에 바탕한 수없는 추억들을 공유하고 있지않은가?
엄마와 딸과 같아 보이는 여성동기, 아저씨와 조카같은 동기이면 어떠랴! 초등학교 동기라는 그 깨끗한 本性이 모든 벽을 허물고 60년간 쌓인 너들너들한 세속의 옷을 훨훨 벗어던진, 우리는 참으로 멋쟁이 달마의 후예들이었구나!
삼천포해상관광호텔의 그 절경에 실안 앞바다의 노을을 채워 그날 우리가 담아 올린 우정의 잔에 “아직은 죽지 말자”, “더이상 아프지 말자”며 건배사를 외치던 26기 친구들이여 다시 한번 부라보!
작지만 아름다운 모교
크고 많은 것보다 작지만 아름다운 것을 선호하는 내 취향과도 맞게 모교는 변해 있었다. 우리가 졸업할 당시의 학생수는 2천여명.
경남도지정 체육연구지정학교로써 도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명문의 하나였다. 지금의 학생수가 7백여명이라니.. 크게 쇠퇴한 것처럼 보이나 삼천포의 신도시(?)가 벌리와 강청아파트 단지로 이동한 탓이란다. 삼천포 자체의 쇠퇴는 결코 아니라는 얘기다.
어쨌든 학교의 알맹이는 영걸어 있었다. 학교의 상징이던 포구(?)나무는 늙어 없어졌지만, 그 자리에는 언제 심었는지 벌써 중년이 된 포구나무가 새로운 백년을 기약하고 자라고 있으니 역사와 추억은 이토록 푸르게 윤회하는가 싶다.
우리시대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도서관, 역사관, 방송실이며 다목적 체육관(강당)의 위용, 그리고 우리가 호텔로 만찬장에 초대하여 금일봉씩을 전달한 소년소녀가장들의 그 밝고 똘똘한 표정들.
광명의숙, 보흥의숙을 거쳐 올해로 개교 100년을 맞았다는 우리들의 모교 삼천포초등학교는 “작지만 아름다운”학교로 영원히 남아 우리 고향을 지켜 나갈 것이니 이번 행사에 두번째 행복을 나의 모교가 안겨준 셈이다.
파이팅! 파이팅! 삼천포초등학교!
삼천포초교 26기 졸업 재경노산회장 설동진 2005년 05월 26일 7시 15분 / 문화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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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