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가 올해부터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열려있는 젊은 국제실험연극제’라고 축제성격을 분명히 하며 예년보다 하루 늘어난 16일 동안 축제를 펼친다.
이와 함께 거창국제연극제는 올해 주제를 ‘감성의 숲에 꽃들이 피어나다’로 정하고 예년보다 이틀이 늘어난 20일 동안 수승대 일대에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프로그램과 공연일정이 확정된, 국내 연극제 중 최고의 두 공연예술축제의 올해 풍경을 미리 엿본다.


“젊은 국제실험연극제라 불러다오”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 성격을 뚜렷하게 정했다 = ‘젊은 국제실험연극제’로 축제성격을 분명히 내건 제5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올 주제를 ‘접촉contact’으로 정했다.
다음달 16일 개막해 31일까지 밀양연극촌 내 3개 극장(숲의 극장, 우리동네극장, 스튜디오극장)과 밀양 남천강 강변극장에서 공연을 펼친다.
국내공식초청작 3편, 해외공식초청작 4편, 젊은 연출가전 11편, 대학극 9편, 기획공연 5편, 연희단 거리패 고정 레퍼토리 3편 등 지난해와 같이 35편이 준비되었다.
또한 영남루 앞 남천강변에 500석 규모의 강변극장이 만들어져 밀양시내 중심부까지 축제가 확대되었다.
지난해 ‘동아시아 기획전’에 이은 올해 해외초청작들은 국내외 연극인들의 협력작업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특징적.
스페인 저항시인 로르카 원작의 춤극 <피의 결혼>은 독일 안무연출가 헤르거 교수가 연출을, 카자흐스탄 국립극단 배우 나타샤와 연희단 거리패 배우 이승헌이 출연한 공연이다.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이 원작인 <죄와 벌>은 러시아 베르니사쥐 시립극단 작품으로 한국인 연출가 김원석과 러시아 배우들의 협력작품이다. 양승희 안무춤극 도 프랑스·벨기에 무용가가 함께 만들었다.
또한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을 한국공연문법인 마당극으로 접촉한 극단 길라잡이의 <해랑과 달지>, 같은 작품을 젊은 세대 감각으로 재구성한 부산극단 가마골의 개막작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의 하녀>도 눈에 띈다.
시와 춤, 연극이 접촉하는 황지우 연출, 이윤택 연출 시극 <오월의 신부>, 시인 강은교가 이끄는 시바다 낭독 시행위전, 연희단 거리패 고정 레퍼토리로 주연배우인 손숙과 강부자가 직접 출연하는 <어머니>와 <오구>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보다 작품수준이 높아졌다는 젊은 연출가전 11편, 올해부터 경연제로 전환된 대학극전 9편도 축제에 풍부함을 더한다.



관객 15만 목표,
역대 최대 규모로
거창국제연극제
△ 역대 최대 규모로 = 올해 관객 15만명을 목표로 잡은 제17회 거창국제연극제는 역대 최대 규모인 총 9개국 45개 팀에 공연횟수도 지난해보다 50회 가까이 늘어난 199회에 이른다.
다음달 2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8월 17일까지 20일 간 이어진다.
올해부터 옛 거창 모동 초등학교 자리는 세미나 장소와 연극인 숙소로, 또 장미소극장이라는 아담한 소극장이 들어서 그동안 한자리에 모이기 힘들었던 연극인들의 교류가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5편의 해외공식초청작 특징은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유럽과 아시아의 다양한 야외극을 엿볼 수 있고, 최근 국내 연극계에서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탈 언어’적 영향을 엿볼 수 있다.
루마니아 극단 바질의 <살로메>, 프랑스 극단 보이스오프의 <작은 서커스 & 작은 황소들>은 대표적.
국내 공식초청작(Kift-in)은 개막작 극단 목화의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를 포함해 총 16편이다. 올해는 실험극, 가족극, 마당극, 악극, 국악 뮤지컬 등 장르가 다양해졌다.

유럽 · 아시아의 다양한 야외극
3회를 맞는 Kift off(국내 경연참가작)는 올해 총 7개 단체가 참가신청해 이 중 18개 극단이 최종선정돼 경연을 벌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아카펠라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를 포함해 예년보다 참가단체 수준이 향상되었다.
아울러 올해도 위천 계곡 위에 세워진 무지개극장 때문에 물놀이와 공연을 함께 즐기는 색다른 경험을 피서객들에게 전할 수 있게 되었다.

광복 60주년 되새기는 작품도
원폭피해 한국인의 삶을 다룬 일본 도우케 극단의 <나가사키 그래픽>(연출 스즈키 타츠오), 정신대 문제를 다룬 일본 오피스타령의 <여인타령>(연출 황수자), 부왜청산을 못한 우리네 역사를 되짚는 부산시립극단의 <선착장에서> 등 3편은 광복 60주년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작품들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