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이 중독증세 자각못해


고 2학년 아들을 둔 조모(46·마산시 내서읍)씨는 여름방학을 맞았지만 식사시간외에는 아들과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하기도 힘들 정도다.
조씨는 지난주 아들 혼자 집에 남겨둔채 가족들을 데리고 동해안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아들이 컴퓨터에 빠져 끝까지 가족 여행을 함께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
“컴퓨터에 빠져 가족들과 대화도 하지 않는 아들을 힘으로 다스릴 수도 없고 그냥 보고 있자니 울화통이 터질 지경이다. 불러놓고 꾸중을 하면 대꾸도 하지 않고 듣고 있다가 그냥 자기방에 틀어박혀 며칠동안 꼼짝도 않하고 있으니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며 조씨는 하소연 했다.
이처럼 여름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이 게임과 채팅에 빠져 가족들과 담을 쌓은채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하는 등 인터넷 중독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혼자 방에 틀어박혀 밤새워 게임을 하고 낮에는 수면을 취하는 비정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가정 내 대화가 단절되고 대인기피증까지 보이는 등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1일 도내 신경정신과 병·의원에 따르면 여름방학을 맞아 병원으로 컴퓨터 중독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부모님과 함께 병·의원을 찾고 있지만 자신이 중독증세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전문의들은 밝히고 있다.
청소년들이 인터넷에서 주로 이용하는 사이트는 게임과 채팅, 음란물 등으로 특히 게임은 가상공간에서 대리만족감과 게임머니 취득으로 자신을 과시할 수 있어 같은 또래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게임의 대부분 폭력성과 잔인성이 짙고 순차적으로 상승하는 계급적 구조로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있어 인터넷에 쉽게 빠져들면서 자신도 모르게 중독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로 인해 가정에서 부모에게 반항과 불복종 등 마찰을 빚기도 해 일부 청소년들은 동네 PC방을 전전하며 하루종일 컴퓨터에 빠져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 때문에 청소년들의 체력저하는 물론 적극적·능동적인 생활사고방식을 방해하는 등 정신적 건강에도 큰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은 청소년들이 인터넷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컴퓨터를 거실 등 공개된 장소로 옮기고 가급적 정해진 시간만 사용하도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이들에게 땀을 흘리는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가지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