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무·배추 가격하락 판매부진


올해 상반기에만 수입된 중국산 김치가 무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배 가까운 5만톤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장철과 맞물려 하반기에 수입이 몰리는 특성을 감안할 때 올해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15만톤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와 중국산 김치의 무차별 공세로 가을 무·배추 종자 판매량이 급감하고, 국내산 무·배추 가격하락과 판매부진에 이어 김치 제조업체의 판매감소와 채산성 악화 등 생산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따라 재배농업인과 주산지 농협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중국산 김치는 위생 및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어 국민건강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만큼 소비자 보호차원에서 최종 소비지인 음식점과 집단 급식시설에서의 김치 원산지표시 법제화를 주장하는 등 중국산 저가 수입김치에 대한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2일 종자판매업계에 따르면 가을 무·배추 종자 시장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올해 판매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서는 물론 예상치보다도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실제 판매량을 중간 집계한 결과 조기파종용 무는 30% 이상, 많게는 절반 정도까지 줄고 김장용 배추는 20~3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물론 중국산 김치 수입의 급증으로 가격이 바닥을 기고 있어 농가들이 갈수록 재배를 꺼려기 때문이며, 조기파종용 무와 가을배추의 종자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종자판매 회사마다 매출에 비상이 걸렸고, 김치 제조업체는 판매감소와 채산성 악화를 호소하고 있다.
이같이 중국산 김치의 수입이 급증하면서 도내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대부분의 음식점에서 쉽게 값싼 중국산 김치를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음식점 식단에 김치 원산지표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김치 원료인 배추 재배농업인과 주산지 농협 관계자들은 최근 중국산 완제품 김치 수입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나 최종 소비되는 음식점과 집단 급식시설에서 원산지를 구분해 판매·공급하거나 원산지를 표시해야 할 의무가 없어 농업인은 물론 소비자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음식점 김치 원산지표시 법제화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고랭지배추를 재배하는 농업인들은 한결같이 “값싼 중국산 김치의 무차별적인 수입으로 배추와 무의 재배면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생산비조차 건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음식점에서 김치에 대한 원산지표시 등 근본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농사를 계속 지을 수 없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생산자단체와 지자체 등에서도 김치의 원산지표시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무·배추전국협의회 등 품목별 전국 협의회들은 최근 중국산 수입 김치 증가에 따라‘우리김치살리기운동본부’구성을 추진하는 한편 국산 김치산업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강원도는 음식점의 김치 원산지표시제 의무화에 대한 대정부 건의와 별도로 최근 수입김치의 원산지표시에 대해 도 차원의 단속에 들어갔으며, 강원농협과 함께 음식점을 대상으로 김치 원산지 자율표시제 도입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