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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화칼럼
석종근과 함께 “그림으로 읽는 한자 세상”
한자는 그림문자이다. 현상을 그림으로 그려서 표현한 것이다. 그러므로 한자를 형상의 그림으로 그려 보는 연습을 하면 현상이 보인다. 여기에는 상징성의 단순화, 철학성의 객관화 ...... 봉화칼럼 전체 리스트 보기
 
 
영역 파괴 보여주는 도예전

  도예 작품을 ‘구경’하는 것도 생각 이상으로 재미있다. ‘도예전’이라고 하면 비슷한 항아리가 쭉 늘어서 있어 전시장이 자칫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을 갖기도 하지만 가장 전통적인 것으로 생각되는 도예도 다른 문화예술 분야와 마찬가지로 대중과의 호흡을 위해 현대적 감각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미 미술 영역간 파괴는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러한 기류에 도예 역시 빠지지 않고 있다. 회화성 짙은 도예작품부터 마치 조각품을 보는 듯한 도예 등 여러 분야와의 접목을 통해 현대 속에서 자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려 한다.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11일까지 열린 ‘길성 도예 30년전’과 지난 7일까지 마산 가고파갤러리에서 선보였던 ‘경남도예가협회 회원전’은 ‘도자기’를 넘어 흙으로 빚어내는 다양한 세계를 보여준다.
길성 도예 30년전은 전통에 바탕을 두고 재현에 힘쓰면서도 ‘지금 시대의 것’으로 발전시키고 새로운 장르로 만들어 나가려는 작가의 의지가 묻어난다.
30년을 도예라는 한 우물을 파며 청자·백자·분청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고 있는 작가의 전시회니만큼 선보이는 작품도 다양하다. 특히 전시장은 회화풍을 많이 접목한 도예 작품으로 인해 단조롭지 않은 공기가 흐르고 있다.
섬유기법 접시도 군데군데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실제 섬유가 들어갔다는데 1300도의 고열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모를 일이다.
작은 찻잔부터 용이 승천하고 있는 항아리, 희화화된 호랑이 그림이 들어간 접시, 마치 항아리를 반으로 자른 윗부분만 가져온 듯한 변형된 모양의 항아리, 물고기와 장승 모양의 도예 작품까지 올해로 61세인 작가의 다양한 실험작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작가가 좋아하는 이도다완 150여점도 각기 다른 느낌으로 자리잡고 있다.
마산에서 열렸던 ‘경남도예가협회 회원전’은 젊은 작가가 주축이 돼 현대성 짙은 작품을 보여줬다. 밖에서 전시회 현수막을 보지 않고 전시장에 들어갔다면 ‘도예전’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였다.
‘가장 도예답지 않은 도예 작품’은 최윤정씨의 <時>라는 작품이었다. 사각의 액자에 담긴 이 작품은 바탕에 녹색으로 염색한 천을 일그러뜨려 깔고 석고로 본을 뜨고 흙으로 구워낸 나뭇잎을 그 위에 배치했다.
한경순씨의 작품도 다른 장소에서 봤다면 ‘도예작품’이라고 선뜻 생각하기 어려울 듯했다. 흙으로 빚어내고 구워낸 찌그러진 전구 모양의 작품을 두 개의 사각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한쪽에는 흰색 바닥에 검은 전구가, 다른 한쪽에는 검은색 바닥에 흰색 전구가 놓였다.
이처럼 최근 현대성을 가미해 실험적으로 내놓는 ‘도예’작품은 주 재료가 ‘흙’일 뿐 그것으로 표현해내는 것은 전통의 답습에 그치지 않는다. 영역을 넘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도예가 대중 속에서 호흡하기 위해 모색하는 변화와 몸부림을 마산과 창원에서 동시에 볼 수 있었다.

2005년 09월 15일 10시 58분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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