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에 도입될 예정인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금융권의 치열한 각축전이 벌써부터 전개되고 있다.
지난 9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이나 보험사 등은 퇴직연금 관련 상품을 개발하고 직원 교육, 기업 유치를 위한 설명회를 여는 등 퇴직연금 유치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역 모 은행은 최근 직원 대상 퇴직연금 교육을 실시한데 이어 이달 말께는 고객과 기업을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심포지엄도 개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타 은행도 퇴직연금 관련 제도에 대한 해설을 비롯해 은행의 상품 운용 계획 등을 상세하게 고객에게 전달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한 번 고객으로 유치하면 평생 관리할 수 있는데다 부수적인 거래 유치 가능성도 높아 초기 선점이 중요하다”며 “주 고객인 지역 중소기업의 성격에 맞는 맞춤형 상품 개발에 팀원들 모두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말했다. 실례로 국민은행은 지난 7월부터 퇴직연금 독자 전산시스템 개발을 시작했다.
기업들의 퇴직연금제 설계를 지원하기 위한 컨설팅 전문 인력도 영입했다.
신한·조흥은행은 퇴직연금 상품 개발을 위한 통합 태스크 포스팀을 출범시켜 상품 개발에 이미 나섰다.
현재 퇴직보험과 신탁 시장의 85%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보험업계도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치열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대한생명은 현재 15명으로 퇴직연금 TF팀을 구성해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들을 모두 미국과 일본 등 퇴직연금 선진국으로 연수를 보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또 보험사들은 주요 기업을 직접 방문해 퇴직연금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벌써부터 고객 확보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금까지 5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졌으며 퇴직연금제도 종합안내 웹사이트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시장이 2015년에 189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금융권들이 앞다퉈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며 유치 경쟁은 벌써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제는 기업 도산으로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사태를 막고 근로자들이 노후 대비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사외 적립 규모를 늘려 운용한 후 퇴직금을 연금 형태로 매달 지급하거나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