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해 동안 지적돼온 경남 지역 보건교사 배치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보건위원회는 10일 교육부에서 낸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해 공개하면서 “학교 수는 늘어나는데 보건교사 배치는 오히려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남은 초등학교 67.4%, 중학교 21.6%, 고등학교 32.7%만 보건교사가 배치돼 전국 평균(78.9·47.8·86.4%)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고등학교 보건교사 배치율은 16개 시·도 가운데 두 번째로 낮았다.
그럼에도 새로 임용된 보건교사는 지난 2000년만 25명이었을 뿐 2001년부터 2004년까지 12·10·9·10명에 그쳤고 올해는 13명만 임용됐다.
고은아 전교조 경남지부 보건위원장은 “해마다 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있지만 교육 당국에서 전혀 개선의지를 내비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남도교육청은 ‘18학급 이상’이라는 기준만 내세워 정작 보건교사가 절실한 군 단위 소재 학교는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05년 경남 시군별 보건교사 배치현황’을 보면 경남지역 10개 시 초등학교에는 밀양(56%)·사천(63%)을 뺀 8개 시가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지만 10개 군은 모두 평균에 못 미쳤다. 또 의령·함안·함양 지역 중학교에는 보건교사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 위원장은 “의료 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지역에 오히려 보건 교사가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미 초중등교육법과 학교보건법에 보건교사 배치 근거가 마련돼 있다”면서 “‘18학급 이상’이라는 도교육청 기준은 의미 없다”고 지적했다. 보건교사 부족과 함께 학교 보건 시설 환경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고 위원장은 “지난 2000년부터 문을 연 22개 학교 가운데 교실 1칸을 보건실로 쓰는 학교는 2개교 뿐”이라며 “한 곳만 3/4칸, 나머지는 반 칸만 보건실로 쓰고 있다”고 밝혔다. “법에서 정한 보건실 위치까지 따지면 더 열악한 환경에 있는 게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전교조 보건복지위원회는 “교육부가 2006년 교원 정원을 행정자치부에 요구하면서 보건교사를 뺀 것이 학교 보건에 대한 인식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교육청들은 상위법인 학교보건법을 거스르는 자체 지침을 만들어 현장 요구를 외면하고 있어 더욱 심각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