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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상 뇌파의 갑작스런 방출‘소아 간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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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얘! 왜 그렇게 멍하니 있어? 불러도 모르고. 정신을 어디다 팔고 있는거야?”
몇 번을 불러도 멍하니 대답없는 아이에게 부모의 핀잔이 쏟아진다.
하지만 이러한 일이 되풀이된다면 아이를 탓하기 전에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아이 탓만 하고 있다가는 ‘소아간질’을 방치해 뇌손상 등을 키워 뒤늦은 후회를 할 수도 있다.
“집안에 간질 환자가 없는데 설마 그런 무서운 병에 걸렸을까요? 거품 물고 쓰러진 적이 한번도 없어요”라고 말하는 부모들도 있지만 간질은 의외로 흔한 질환인데다 ‘부분 발작’은 옆에서 전혀 모를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환자의 80%는 약물로도 치료가 가능한 만큼 ‘무서운 병’이라고 터부시하기보다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간질이란 일상 생활 중에 다른 특별한 이유없이 경기가 반복되는 질환이다.
발열이나 급성기의 뇌손상 등과 무관하게 경련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경기 반복되면 병원으로
간질은 전체 인구의 0.5~1%에 이르는 높은 유병률을 지닌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간질의 약 70%가 소아 연령에서 발병하며, 이중 20%가량이 통상적인 항경련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간질로 파악되고 있다.
뇌는 세포들끼리 전기적인 신호를 주고받으며 활동하는 기관인데, 건강한 상태에서는 이러한 전기적인 신호가 적절하게 만들어지고 제어되지만,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한 병적인 상태에서 뇌 조직이 과다한 전기를 방출하면 경기가 나타난다.
경기는 간질 이외에도 뇌에 염증이 생겼거나 대사 이상·뇌출혈 등 뇌 활동에 영향을 주는 다른 질환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경기가 반복되면 병원에서 정확한 원인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소아가 열이 날 때 흔히 발생하는 열성 경련을 포함해 고혈압·당뇨·뇌의 출혈성 질환 등 경련을 일으킬 수 있는 여러 질환들에 의해서도 경기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일생동안 한번이라도 경련을 하는 경우는 전체 인구의 10~15% 정도로 알려져 있다.
밤이든 낮이든 아무 때나 또 어느 곳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것이 간질 발작이다. 학교에서 수업 중 한 학생이 거품을 물고 발작해 교실이 엉망이 되는 경험을 해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반인들이 많이 알고 있는 경기의 모습은 이처럼 눈을 치켜뜨고 팔다리가 뒤틀리며 소리를 지르고 입에 거품을 무는 ‘대발작’을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대발작보다는 부분 발작이 더 흔하다.
부분 발작은 경기가 뇌의 어느 부분에서 시작되는지 또는 뇌의 다른 부위로 얼마나 퍼져 나가는지에 따라 환자마다 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남들은 전혀 알 수 없는 본인만 아는 느낌 또는 전조 증상, 갑자기 지금까지 익숙하던 현실이 낯설게 느껴지거나 낯선 것이 익숙하게 느껴지는 것도 ‘부분 발작’에 속한다.
△거품 물고 쓰러지는 것은 일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 들리거나 보이는 등의 환시나 환청, 불러도 반응이 없으며 무언가 만지려 하거나 입맛을 다시는 등의 이상한 행동, 갑자기 무언가에 놀란 듯이 움찔거리는 증상 등이 반복될 때는 간질을 의심해봐야 한다.
뜨거운 물을 식혀 마시기 위해 ‘후후’ 불어 과호흡을 한 후 아이가 멍하게 있으면서 입맛을 다시고 있다면 그것은 부분발작의 증상일 수 있다.
간질을 진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병력이다.
간혹 간질과 비슷하게 발작 흉내를 내거나 꾀병을 부리거나 또는 정신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가 반복적인 의식 소실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전문의를 찾아 간질인지 혹은 다른 이상이 있는지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간질 진단을 위해 하는 뇌파검사는 간질 발작 동안 또는 간질 발작이 없는 동안에 비정상적인 뇌파가 보이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고 이러한 비정상적인 뇌파가 보일 때는 뇌의 어느 부분에서 이상 뇌파가 보이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일반 뇌파 검사에서는 실제로 간질환자라 하더라도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으므로 처음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타났다 하더라도 간질이 의심되는 증상을 보인다면 반복 검사를 해야 비정상 뇌파를 발견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비정상 뇌파가 갑작스럽게 방출돼 경기를 일으키는 것이므로 항상 비정상 뇌파가 흐르지는 않고 따라서 한두번의 검사로는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
△뇌파 검사, 발견 못할 수도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부각되고 있는 것이 ‘비디오 뇌파검사’이다. 24시간 혹은 48시간 정도 환자의 경기 양상을 비디오로 녹화하면서 이와 동시에 뇌파를 지속적으로 기록해 컴퓨터 시스템으로 저장하는 것으로 의사가 직접 환자가 경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이때 뇌파의 변화도 동시에 볼 수 있어 경기가 뇌의 어느 부분에서 발생하는지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평생 고칠 수 없는 병 아니다
특히 수술을 앞두고 필요한 검사이지만 꼭 수술 환자가 아니라도 환자의 이상한 행동들이 경기의 증상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 확인을 위해서도 할 수 있으며 어린 아이들은 간질 발작이 어른과 달리 구분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유용하다.
이 외에도 간질 환자에게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검사로 ‘뇌 자기 공명 영상’을 꼽을 수 있다. 이는 뇌의 구조를 직접 볼 수 있는 검사이므로 뇌종양이나 해마 경화증 등 간질의 중요한 원인을 차지하고 있는 뇌의 이상을 발견해 필요하면 수술적 치료까지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뇌혈류검사와 뇌대사작용 검사도 간질이 일어나는 부위의 기능적 변화 유무를 보기 위한 검사로 시행한다.
드물게는 뇌파나 뇌 검사상 이상이 있어도 간질이 발생하지 않는 환자도 있을 수 있다.
약물 치료는 모든 간질의 치료 중 첫 단계이며 대부분의 환자는 약물 치료만으로도 치료될 수 있다. 즉 전체 간질 중 약 80%는 일반적인 약물 치료에 의해 충분히 조절 가능하고 그 중 상당수는 일정 기간 투약후 약물 치료를 중단해도 경기가 완전히 치유되기도 한다.
나머지 20%의 난치성 간질 환자 중 여러 감사를 통해 뇌의 어떤 부위가 간질을 일으키는지 판단될 때는 수술을 고려한다. ‘케톤성 식이요법’은 금식할 때 나타나는 항경련 작용을 지속시키는 치료법으로 기존의 어떠한 약물치료에도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간질 환자의 일부에서는 매우 효과적으로 알려졌다. 2005년 11월 24일 10시 07분 / 종합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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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