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어느 분야에서 이용하든 그 성질을 알아야 하며 이는 흙 조사와 검정자료를 통하여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필지별로 흙 조사가 완료되어 흙의 주요 성질이 기록된 흙 지도(토양도)가 1:5000 축척으로 작성되었고 시·군별로 전산화되어 인터넷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다.?
이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흙의 골격(몸통)을 파악함과 동시에 그 속에 들어 있는 거름성분도 함께 분석하여 땅심을 판정하고 시비량을 정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흙 조사와 검정은 흙의 성질을 가름하는 척도이다. 흙 조사를 한 차례 해 놓으면 흙의 기본 성질은 쉽게 변하지 않아 그 성적은 상당기간 이용이 가능하지만 검정은 흙 속에 거름성분이 수시로 변할 수 있어 자주 분석을 해서 거름 성분이 많은가 또는 부족한가를 검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작물의 종류, 시비량, 작부체계, 흙 관리 등에 따라 흙의 거름성분은 다양하게 차이가 있어 검정의 간격이 달라진다.
모든 작물의 수확 후 검정하는 것이 원칙이고 특히 환경농업으로 정부의 지원이나 규제를 받는 경우 경작 전후 양분의 수지를 따지는 것은 선진국에서는 일반 관례이다.
작물의 적정 수량을 얻기 위해서는 흙 속에 알맞은 양의 거름성분이 필요하며 아무리 적당한 양의 거름을 주었다고 해도 작물이 흡수하고 나머지는 흙에 남아 있거나 물을 따라 지하수에 이르게 된다.
수량을 생각하다 보면 너무 많이 거름주기가 십상이고 특히 다수확의 향수에 젖어 질소성분을 많이 주다 보면 흙과 작물은 본의 아니게 과식과 편식을 하게 되어 특정 성분의 부영양화가 이루어지게 되어 이들 성분의 과잉축적으로 양분의 균형이 깨지고 건전한 농산물 생산이 불가능해진다.
이와 같이 너무 많이 거름을 준 성분은 농업의 비점 오염원으로 흙과 지하수를 크게 오염시킨다.
과학적인 정밀농업에서 흙의 검정은 필수적이며 검정에서의 분석항목은 합리적 시비를 목적으로 할 경우 흙의 반응(pH), 유기물, 치환성 칼리, 칼슘, 마그네슘, 소디움과 염기치환용량(CEC), 염기포화도, 석회 소요량 등이다.
이제까지 증산 위주의 농업으로 다량원소 성분으로 영농을 오랫동안 한 결과 일부 다량원소의 집적과 미량원소의 부족현상이 심화되어 고품질 농산물 생산의 장해요인이 되고 있어 더더욱 흙 검정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것이다.?
1995년부터 정부사업으로 시작된 밭토양 5개년 사업의 주요 내용에는 전국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흙 검정실을 설치 운영하여 필지별로 흙을 분석하는 기능을 강화했다.
따라서 농업인이 언제든지 자신의 필지의 흙을 분석하고 시비처방전을 받아 건전한 흙 관리가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단위농협을 중심으로 간이 검정에 의한 흙을 진단하고 있어 흙의 분석결과에 따른 맞춤비료(B.B)가 정착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
앞으로 흙을 건전하게 관리하여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여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좋은 흙을 우리 후손에게 물려주는 일은 우리의 책무이다. 이를 위해서 가장 먼저 할 일이 정기적으로 우리의 흙을 검정하여 알맞게 거름을 주는 일이다. 흙 검정이야말로 건강한 흙을 만드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