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연극 <늙은 창녀의 노래> 』
지난 11(토)·12(일)일 마산 MBC홀에서 양희경의 모노드라마 <늙은 창녀의 노래(연출 최성신)>가 공연되었다.
송기원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이 연극은 작가 자신이 20여년 전 ‘뒷골목 기행’이라는 글을 연재하던 시절 목포의 ‘힛빠리 골목’이라는 곳에서 실제로 만난 ‘늙은 창녀’에 대한 이야기다.
소설과 마찬가지로 연극 역시 ‘늙은 창녀’의 독백 형식으로 이뤄지긴 하지만 그녀의 대화 상대자는 분명 소설가다.
그러나 대화 상대인 소설가는 ‘무형’의 인물로 처리되고 실제 ‘늙은 창녀’와 마주 앉는 사람은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의 몫이 된다.
여기서부터 관객들은 양희경의 신들린 듯한 연기를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실존 인물의 가슴 아픈 ‘신세타령’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배우 양희경이 직접 술병을 들고 관객석을 돌며 술 잔을 돌리고 오징어와 땅콩을 건넬 땐 ‘나는 배우가 아니고 진짜 늙은 창녀이니까 그렇게 알고 들으시오’라고 말하는 듯했다.
‘신세타령’이라고 하면 들어도 그만 안들어도 그만인 넋두리 쯤으로 치부해도 될 이야기로 여겨질 수도 있겠으나, 양희경의 호소력 있는 말과 몸짓은 관객들을 방관자의 위치에 두지 않는다. 관객을 흡입해 ‘늙은 창녀’자신의 삶의 궤적으로 끌어들인다.
자칫 무겁고 칙칙한 최루성 이야기로 흐를 수도 있는 연극에 적절한 웃음도 가미된다. 그리고 중간중간 양희경이 직접 부르는 노래는 관객들의 감정 완급 조절에 도움을 준다. 2006년 02월 16일 11시 26분 / 문화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
|
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