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서서히 신장기능 ‘STOP’


일반적으로 신장은 요(오줌)를 생산하는 위장관에 이어 제2의 쓰레기 처리장이나 하수도쯤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인체에서 가장 뛰어난 화학공장이다. 매 분 심장에서 뿜어내는 혈액 중 1/4인 약 1.2~1.5ℓ가 신장을 지나가고 그 혈액을 여과하고 저장하여 치명적일 수도 있는 노폐물(요소, 질소, 크레아티닌, 산, 독성물질, 약물 대사산물 등)을 제거한다.
또한 적혈구의 생산을 촉진시키고, 혈액 속에 들어 있는 칼륨, 염화나트륨(염분) 그리고 기타 물질들의 양을 조절한다. 이러한 물질들은 그 양이 조금이라도 많거나 적으면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65%는 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런 우리 몸의 수분을 신장이 조절한다. 수분이 너무 많으면 세포들이 물 속에 빠져 죽게 될 것이고, 너무 적으면 바싹 말라 버리고 말 것이다. 그리고 혈액이 지나치게 산성화 혹은 알칼리화하지 않도록 조절한다.
▲신장의 손상과 기능 저하
신장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다른 기관과 마찬가지로 노화현상이 일어난다.
조심해야 할 것은 만성적으로 천천히 진행하는 네프론의 손상(만성신부전)이다. 즉, 사구체 신염 등 신장염, 당뇨병, 고혈압이나 노화과정의 일부로 나타나는 동맥경화 현상이다. 다행히 신장의 기능이 90%까지 손실된다 하더라도 조절기능은 어느정도 유지할 수 있어 그 사이 적절한 약물 및 식이요법으로 네프론의 생명을 몇 년 더 연장시킬 수 있다.
신장의 기능이 90%이상 없어지면, 그 때에는 사구체 대신 인공적으로 체액을 거르는 체를 사용하거나(혈액투석, 복막투석) 다른 사람의 신장으로 이식하여야 한다.
▲만성신부전 증상 및 증세
급성 또는 만성적인 신장기능의 악화에 의해 발생한 신부전은 수분과 무기질의 평형을 파괴하고 빈혈과 고혈압을 일으킨다. 만일 이러한 질병이 서서히 진행된다면 질병이 많이 진행이 된 후에야 몸의 이상을 알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만성신부전증은 전신질환으로 몸의 모든 장기와 기관에 손상을 주는데 환자가 최초로 느끼게 되는 증상은 피로감이며 마침내 호흡이 곤란해진다. 또한 식욕이 감소하고 구토와 설사 등이 일어난다. 만일 소변이 안 나오거나, 소변의 양이 감소하여 체내의 수분이 증가한다. 다리에 부종이 생기고 폐에 물이 차서 호흡이 가빠지며 호흡수가 많아지는 것으로 신장질환을 인식하게 된다.
▲신장대치요법
신부전증이 말기 만성신부전증으로 진행, 즉 신장기능이 거의 다 소멸되고 나면 신장의 작용을 대신할 수 있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신장대치요법은 신장이식, 혈액투석, 복막투석 3종류가 있다.
△신장이식
말기 만성신부전증 환자의 치료 중 가장 양질의 삶을 누릴 수 있다. 신장 이식 후 생활이 자유롭고 육체적으로 건강하다고 느끼며 식사의 제한을 적게 받기 때문이다.
△혈액투석
말기 신부전증 환자에게 시행되는 대체요법의 하나로 환자의 혈액이 특수한 관을 타고 체외로 나와서 특수한 필터(투석기)를 통해 노폐물 및 수분이 걸러진 후 체내로 다시 주입되는 치료 방법으로 치료 시간은 1회 4시간, 주 3회로 일주일에 12시간 투석하는 것이 표준 혈액 투석이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조절가능하다.
정맥류(혈액 투석을 위해 혈관을 굵게 만드는 것)를 만들기 위한 수술이 필요하다. 혈액 내 전해질 변화가 심하며 심장 혈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고 투석간 식이 요법 및 수분 섭취 제한이 필요하다.
△복막투석
환자 자신의 복막을 이용하여 투석하는 방법으로 환자의 복부에 특수 제조된 부드러운 관을 삽입하여 이 관을 통해 투석액을 주입하고 배액함으로써 체내 노폐물과 수분 등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복막은 복강을 둘러싸서 뱃속의 장기를 보호하는 얇은 막으로 수백만개의 작은 구멍을 가지고 있는 반 투과성막으로 혈액 내 노폐물과 수분은 구멍을 통과하나 단백질이나 혈액세포는 통과시키지 않는 선택적 투과막이다.
복막 투석 시 환자 자신이 직접 실시, 일상생활 및 직장 생활의 지속이 가능하고 24시간 치료함으로써 식이 및 수분 섭취가 자유롭고 혈압 및 혈당 조절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신체상의 변화와 복막염, 체중 증가, 단백질 소실 등의 단점이 있다.
<혈액 투석 환자의 자기관리(적절한 영양과 올바른 식이요법)>
2000년 미국 신장재단은 혈액투석환자의 영양지침을 통해 혈액투석 중인 만성 신부전 환자의 영양에 대한 권장사항을 발표했다. 이에 의하면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안정된 혈액투석환자의 일일 단백질 필요량은 1.2g/kg으로 제시되었다.
안정된 혈액투석 환자의 일일 섭취 열량 즉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는 60세 이하의 경우 35㎉/kg, 60세 이상의 경우 30~35㎉/kg이 권장된다.
인의 혈중농도가 높아지면 칼슘이 뼈에서 빠져나와 뼈가 약화되어 신성골이영양증 등을 유발하게 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인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인이 많은 식품으로는 우유, 치즈 등 유제품과 간, 간어패류, 달걀 노른자 등이 있고 콩류, 현미 등 잡곡류에도 인이 많이 있어 쌀밥을 먹도록 해야 한다. 또한 말린 과일과 콜라, 초콜릿, 피자 등에도 많은 인이 포함되어 있다.
염분과 수분의 지나친 섭취는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 특히 잔여 신장 기능이 거의 없는 경우 수분과다와 혈압 증가를 유발한다. 하루 수분 허용량은 전날 소변량 더하기 500㎖ 정도가 된다. 염분 함량이 많은 젓갈 등 소금에 절인 식품과 라면 등의 인스턴트 식품, 통조림 등 가공식품 등은 삼가는 것이 좋다.
소변량이 없고 식이조절을 못하는 경우 고칼륨혈증이 자주 나타나기 때문에 칼륨 섭취에 반드시 제한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