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뼈마디가 쑤신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무릎·손가락·허리 등 마디 마디 안쑤시는 곳이 없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골관절염이라고도 불리는 퇴행성 관절염은 중·노년에 많이 나타나며, 척추와 하지의 관절을 침범한다.
관절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국소적인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노쇠현상과 관절연골 및 연골 하골에 영향을 미치는 생화학적 스트레스나 연골 및 활액막의 생화학적 변화로 인해 발생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주로 슬관절(무릎)에 발생하고 고관절·수지관절·척추 등에도 발생한다. 슬관절에 골관절염이 생긴 경우는 걸을 때와 경사진 곳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심해지고, 진행된 경우에는 관절 변형이 발생한다.
△ 노년층, 누구나 안심할 수 없다
방사선 검사 상으로는 55세 이상의 80%, 75세 이상에서는 거의 전 인구가 퇴행성 관절염의 소견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이 중 약 4분의 1에서 임상 증상이 나타난다.
나이가 많을수록, 그리고 여성에게서 더 많이, 또 더 심하게 나타난다.
과거에는 퇴행성 관절염에 대해 ‘나이를 먹음으로써 관절 연골이 마모되고, 무리한 하중 부하로 단순하게 발생한다’고 생각했으나, 최근에는 나이에 따라 수동적으로 발생하기보다는 유전적 경향, 호르몬의 영향, 관절의 모양, 노화 현상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비만증이 있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배 정도 발생률이 높은데, 이때는 주로 체중부하 관절에 나타난다.
이외에 당뇨병 등 내분비 이상이나 통풍·대사성 질환에서도 퇴행성 관절염이 나타나는 사례가 많다.
한국인에게는 무릎과 척추 관절에서 자주 발생하는데, 이는 생활 습관, 즉 쪼그리거나 무릎을 꿇고 앉아 일을 하는 여자에게서 발생 빈도가 높다. 거의 평생을 쪼그리고 앉거나 허리를 굽혀 힘든 농사일을 하는 농촌의 ‘어머니’들에게 관절염이 심하다.
△ 어떻게 아픈가
관절연골, 즉 물렁뼈가 많이 파괴돼 통증이 심해지고, 관절의 운동이 힘들어지며, 보행이 곤란해진다.
이러한 관절통 증상은 관절의 운동이 시작될 때 심해지고, 얼마동안 움직이고 나면 없어지며, 날씨가 추울 때 더욱 심해진다.
안정을 취하거나 온열 요법 등으로 증상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점점 진행되고 나면 관절 자체가 굳어져서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관절염은 결정적인 검사방법이 없다.
환자의 자세한 병력을 분석하고, 이학적 및 방사선 소견에서 보이는 관절의 여러 가지 변화를 종합함으로써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지만 류머티스 관절염·결핵성 관절염과 감별 진단해야 한다.
초기에는 방사선 소견상 정상이며, 질환이 점차 진행되면 관절의 간격이 좋아진다.
더욱 진행되면 관절면의 가장자리 부분에 날카로운 골극이 형성되고, 연골하골은 경화돼 하얗게 보이며 관절면의 불규칙성이 나타난다.
△ 치료와 예방
대부분의 퇴행성 관절염은 노쇠 현상과 관계가 있으므로 특이한 근본적 치료 방법은 없으나 적절한 치료로 병적 진행을 감소·지연시키거나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관절 연골의 퇴행성 변화에 의해 발생하므로 이를 완전히 정지시킬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없지만 환자가 질병의 성질을 이해하도록 해 정신적인 안정을 주고 통증을 경감시켜주면서 관절의 기능을 유지시키며 변형을 방지하는데 치료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약물 치료나 관절에 대한 국소 치료로 스테로이드나 습포제를 사용하고, 특히 최근에 연골영양제라고 하는 히알우론산 나트륨을 주사하면 증상을 완화시키고 기능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변형이 이미 발생한 경우에는 이를 수술로 교정하고 재활치료를 해 환자가 통증을 느끼지 않는 운동범위를 점차 증가시켜 일상생활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에 의해 발생하는 불가항력적 인체의 변화라는 성격이 강하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퇴행성 변화를 늦추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관절에 무리를 줄 수밖에 없는 직업을 가진 경우가 많은 것도 현실.
그러나 생활 수칙에 변화만 가져오면 많은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쪼그려 앉거나 양반다리 하기 등 과도한 슬관절 굴곡 운동, 등산과 계단 등 내리막길, 무거운 물건을 드는 동작을 피하고 체중 감소는 필수적이다.
음주·흡연·카페인 등도 해로우며 식이요법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불가항력적인 퇴행성 변화를 늦추는 최선의 노력이다.
△ 꾸준한 운동은 기본
관절에 통증을 느끼면 운동을 기피하게 되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근력약화·관절구축 및 변형 등으로 증상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그러므로 골관절염을 가진 환자는 증상·육체적인 능력·기능상태·근력·유연성 등을 고려해 적절한 운동 처방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운동처방은 근력증강 등 총괄적인 기능상태 호전은 물론 심리적 건강 호전·스트레스 감소·수면 만족감 등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최소한 일주일에 3번 이상 운동 하도록 권하며,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는 관절을 보호하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관절 부위에 염증이 있거나 열이 날 경우에는 안정을 취하고 얼음으로 마사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준비운동 없이 체중부하운동을 2시간 이상 하는 것은 피하고 반드시 1시간 정도 비체중부하운동을 한 후 체중부하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관절 주변 근육에 힘을 주고 있다가 빼는 운동과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한 스트레칭 운동을 기본으로 하고, 가볍게 걷기·자전거 타기·수영 등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운동 후 2시간 이상 통증이 있다면 운동 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하므로 강도나 무게, 반복 횟수를 줄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