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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 / 고 / 문] 愛鄕提言(애향제언)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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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우 우아한 크래식 명곡은 감동의 깊이가 크고 무겁긴해도 따라 부르기가 어렵다. 대중가요는 피부적이고, 가볍지만 아무때나 흥얼거리며 부르기가 쉬워서 좋다. 아마 대부분 사람들도 나의 경우와 같을 것이다. 술자리나 여흥에서 크래식 명곡을 부르면 판이 식기 십상이다. 그래서 유행가를 대중가요라 하는가 보다.
대중가요의 진 맛은 서민들의 생활주변에서 뽑아낸 그 노랫말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고향, 어머니, 사랑, 이별... 등등. 우리네 일상의 기초감정을 주제로 하기에 친근감이 있는 것이다.
객지생활의 여흥자리에서 고향노래가 나오면 금새 고향 산천의 정경이 눈 앞에 가물거린다. 진주라 천리길, 목포의 눈물, 눈물 젖은 두만강... 그런데 우리 삼천포를 주제로 하는 노래에 <삼천포 아가씨>란 것이 대표적이어서 가끔씩 가요무대에 오르는 삼천포의 고유 메뉴(?)로 정착된 느낌이다. 하지마 이 노래의 가사가 나에게는 정말 못마땅하다.
<어린 나를 울려 놓고 떠나가는 님이시여> 어쩌고 하는 대목에서는 자존심이 망가지는 울분을 누를 수 없다.
삼천포 아가씨처럼 예쁘고 똘똘한 아가씨가 왜 버림받고 배반당해야 하나! 그러 놈(?)의 목은 비틀어놔도 시원찮거늘 십년 이요 백년을 기다린다니 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자기비하(自己卑下)란 말인가? 게다가 삼천포의 자존심에 먹칠하는 노래를 아까운 예산까지 들여 노래비까지 세웠다니 대관절 생각있는 사람들인지 묻고 싶은 심정이다.
가뜩이나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다>는 속언을 해명하느라 진땀빼는 판에 버림받은 자의 자기비하 노래를 무슨 삼천포의 상징처럼 만들어 놓았으니 얼마나 기찬 일이란 말인가?
대개의 문명국가에는 그 나라를 상징하는 국가(國歌)가 있다. 예를 들어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의 노랫말은 조그만 자갈돌이 거대한 바위가 되고 그 바위에 두꺼운 이끼가 끼이도록 천황의 치세(治世)가 영원하라는 기원이 담겨있다.
우리 애국가는 어떤가? 동해물이 다 마르고 백두산이 모두 닳아 없어질 때까지 대한민국은 영원하라한다. 같은 항구성(恒久性)이 담겨져 있으되 하나는 점점 커지고 발전하는 이미지인데 반해, 다른 하나는 마르고 닳아서 작아지고 없어지는 부정적 이미지이다. 평소에도 이런 불만이 쌓여 있던 터에 사랑하는 고향 노래마져 이 모양이라고 생각하니 참으로 치미는 울분 가눌 길이 없구나!
고향의 뜻있는 분들께 호소하노니 삼천포의 아름다운 풍광(風光)과 뜨거운 삼천포의 열정을 담은 구수한 히트송을 만들어 그 생각없는 사람들이 세워 놓은 노래비를 대체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이 망팔(望八) 늙은이의 소망을 저 구름에 담아 그리운 고향하늘로 띄워 보내노라.
06.5.25
고향을 다녀와서
글쓴이:삼천포초등학교 26기졸업 재경노산회 회장 설동진 2006년 06월 02일 9시 12분 / 종합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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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