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정부가 발표한 주택공급규칙 개정안에 대해 지역에서도 찬반 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주택수요자들은 청약기회 확대 등의 도입은 ‘잘 된 일’로 평가하고 있는 반면 지역 일부 건설업체들은 오히려 지역건설을 위축시킬 우려가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14일 지역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5일 저출산 고령화 사회 문제 해소를 위해 ‘다자녀 가구 주택 우선 공급원칙’, 실수요자 청약기회 확대 등을 담은 ‘임대주택공급 기준에 대한 개편’, 무분별한 분양가 상승을 제어하기 위한 ‘분양가 상한제 자문위원회 설치’ 등 크게 3가지 축을 중심으로 주택공급규칙을 개정했다.
우선 3자녀 이상 무주택가구에 대해 통장 없이도 청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분양 혜택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핵가족 무주택자나 젊은 부부들이 청약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좁아질 수 있지만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또 저소득 사회취약 계층에 영구·국민임대주택을 우선 공급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서민 주택안정 차원에서 타탕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 포함된 ‘분양가 상한제 자문위원회 설치’와 ‘후분양제 실시’에 대해서는 지역 건설업체들의 불만이 높다.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분양가 적정성을 검토하기 위해 최초 분양승인 이전에 자문위원회를 구성, 택지비·가산비용·채권매입예정상한액 등에 대한 검증을 거치도록 했다. 위원회는 회계·토목·건축 감정평가분야의 민간전문가와 관계공무원·공사 임직원 등 10명 이내로 하고 위원장은 시장 등이 민간위원 중에서 위촉한다. 이를위해 해당 지역의 입주자 모집승인 기간은 현행 5일에서 15일로 연장토록 했다.
그러나 자문위원회는 실질적인 법적 구속력 없이 말 그대로 자문 역할만 하기 때문에 정부가 의도하는 분양가 인상 억제효과를 거둘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일부 건설업계에서는 자치단체장이 공공택지 내 분양승인 이전에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듣도록 한 조치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럴경우 전용면적 25.7평(32~34평형)이하는 물론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 아닌 중대형 평형의 분양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공공임대를 포함한 공공주택에 대해 일정부분 공사를 한 다음 분양하게 되는 후분양제도 내년 1월1일부터 실시된다. 공공임대 수요자들이 주택의 품질 수준을 사전에 검증한 다음 분양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후분양제도도 자본력이 취약한 지역 중소건설업체들의 경우 사업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표출되고 있다.
민간주택에는 적용이 되지 않지만 공공택지 우선 공급 등 인센티브가 제공돼 마냥 ‘나 몰라라’ 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업체와는 달리 자금여력이 약한 중소업체는 후분양제를 할 경우 초기 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현재 분양 계약후 2년에 걸쳐 분양 대금을 납부하고 있지만 후분양제의 경우 대금 납부 기간이 6개월~1년으로 줄어들게 돼 자금 여력이 없는 무주택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 자금을 확보하는데도 상당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