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수능 시험이 끝난 후 고3 수험생들에 대한 수업이 파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반복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남의 일부 고등학교가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겨울방학을 2∼3주 정도 앞당겨 시행하는 고육책을 내놓았다.
다시 말해 고3의 경우 수능 시험이 끝난 후 수업시간에 비디오를 시청하거나 자습을 하는 등 사실상 비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는 사례가적지 않은 만큼, 겨울방학을 일찍 시작해 학생들이 진로탐색이나 특기활동 그리고 예비대학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마치 고등학교가 대학진학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고, 수업 이외에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교육적 기능을 학교쪽이 포기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조기방학이라는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 도교육청을 비롯한 상급기관이 통합논술이나 특별수업 등 고3 수험생이 수능이후 2∼3주간 학교안에서 들을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진주 삼현여자고등학교와 창원 신월고등학교 등에 따르면 진주 삼현 여고는 지난 8일 전 학년 모두, 창원 신월고교는 고3 학생만 지난 5일 각각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보통 12월 말부터 다음해 2월까지가 겨울방학 기간인 것에 비하면 2∼3주 정도 앞당겨 방학에 들어간 셈이다.
진주 삼현여고 관계자는 "수능 시험이 치러진 이후에 사실상 고3의 경우 정상적으로 교육과정이 운영되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라면서 "이 때문에 올해부터 여름방학을 5주에서 2주로 단축해 이 기간을 겨울방학에 포함해 운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부터 고3의 경우 고교-대학간 학점인정 프로그램이 도입돼 우리학교 학생들 상당수도 이 강좌를 듣고 있다"면서 "이 외 학생들도 자신의 특기활동 등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전 학년 모두가 겨울방학을 2주 정도 앞당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주 삼현여고가 전 학년의 학사일정을 같이해 1∼3학년 모두가 여름방학을 줄이고 겨울방학을 늘인 반면 창원 신월고교는 3학년과 1∼2학년의 학사일정을 분리해 3학년만 다른 학교와 비교해 볼 때 3주 정도 빨리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특히 신월고교는 지난해에도 3학년만 여름 방학을 단축 운영하면서 겨울 방학을 3주 정도 앞당겨 시행해본 경험이 있는데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다는 것이 학교쪽의 설명이다.
신월고교 관계자는 "학사운영 방식을 탄력적으로 운영한 결과 고3의 경우에는 수능 시험에 대비한 시간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고, 시험을 친 이후에는 진로 탐색 및 자기계발의 시간이 늘어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고3 담임교사들도 늘어난 방학을 이용해 진학 지도관련 워크숍을 시행하는 등 장점이 많아 앞으로 계속 시행할 방침이다"고 했다.
반면 마산의 한 고교 교사는 "입시제도가 당장 개선될 수 없다고 학생들에 대한 지도를 학교에서 포기할 것이 아니라 수능 이후 2∼3주간 통합논술을 비롯해 특별수업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교육청 등에서 교재나 자료 등의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