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년전 10여마리의 공룡들이 무리지어 다닌 발자국이 뚜렷한 창녕군 도천면 도천리 공룡산지가 도로공사로 인해 두 동강 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약 1억4000만년 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곳 공룡산지는 도천리 마을 뒷산에서 200m 산 언덕에 위치해 있으나 거의 찾는 사람이 없이 잡초만 우거진 채 방치돼 있다.
이 곳 공룡산지에는 육안으로도 뚜렷한 공룡발자국 약 650여개가 일정한 보행열을 갖추고 있으며 앞 발자국 20∼29cm, 뒷발자국 20∼38cm, 보폭 57∼83cm, 보행속도 약 2.5km가 측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공룡산지가 지난 1999년 3월 17일∼2005년 12월 31일 시행한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신국도 5호선 도로공사 과정에서 공룡산지의 중심부를 절개하고 그 중앙으로 도로가 관통해 공룡발자국이 훼손됐다.
주민들은 "국토관리청이 공룡산지란 사실을 알고도 공사를 강행한 것 같다" 며 " 공룡산지의 중심부를 절개하지 않으면 도로선형을 변경하게 돼 많은 공사비를 이유로 공사를 강행했거나, 또 문화재보호법을 무시했지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박성출 도로계획계장은 "공사준공 약 2년 전에 공룡산지임을 알고 관계기관에 문화재 발굴허가 및 조사의뢰를 했다"며 "공사 전 지표조사를 통해 여타의 석기류 등을 발굴했으나 공룡족적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공룡족적은 대개 암석층 사이 분포돼 육안으로 발견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창녕군 관계자는 "당시 국토관리청과 공사가 완료되는 시점에 공룡발자국 보존처리 작업을 할 것을 협의하였고 2003년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의 발굴작업과 2005년 경북대 자연사 박물관에서 보존처리 작업을 했다"고 답변했다.
또 "지금까지 공룡산지 일대의 접근통로가 마땅치 않아 앞으로 주변을 정리하고 문화재 지정을 신청하기 위해 S자형의 계단식 통로를 만들어 공룡산지로 연결하는 공사를 하고 안전시설을 보강해 이 일대를 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문화재 전문가는 "도천리 공룡산지가 창녕군 영산면 죽사리 '영산 문호장 발자국'과 부곡 일성콘도 경사면에 분포하는 공룡족적과도 불과 2∼3km내외의 연결선상에 있는 곳으로서 사전에 정밀 지표조사나 시굴조사 등을 거쳐야 했으나 이를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해 실제 더 많이 분포된 공룡의 족적을 훼손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