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수산물 명산품 이야기 ①(개불) 』
 |
개불평소 바다 생물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내륙 지방의 여성들이 해변에 늘어선 야외수조에서 구경하다 기겁을 하는 수산물이 있는데 그게 바로 개불이다. 생긴 모양이 마치 큰 지렁이 같기도 하고 동물의 창자 같기도 해 몹시 흉해 보이기 때문이다.
개불은 몸길이 10~30㎝ 정도로 주둥이는 짧은 원통형이고 몸 빛깔은 붉은 색이 도는 유백색으로 많은 피부 유두가 있다. 꼬리의 항문 부근에는 9~13개의 센 털이 에워싸고 있으며 연안의 모래흙탕 속에 유(U)자형 구멍을 파고 살며 양쪽 구멍은 둘레가 약간 솟아 있다. 과거에는 개불을 지렁이와 같은 환형동물의 일종으로 취급했지만 외관상 체절(몸의 마디)이 없으므로 의충동물로 분류한다.
개불에는 1백g당 아스파라긴산이 1천5백86㎎ 들어있는데 아스파라긴산은 체내의 알코올 대사를 촉진시켜 숙취 해소 및 간장 보호에 도움을 주는 물질이다. 개불은 달짝지근한 맛이 나는데 글리신과 알라닌 등의 단맛을 내는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개불은 또 몸의 마디가 없이 하나의 원통 모양으로 된 특유의 조직 때문에 오들오들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남해안과 서해안에서 많이 나며 특히 남해 창선 및 사천 실안 수도가 주산지이다. 사천 실안 일대 개불잡이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잠수기를 이용하는 방법과 조류를 이용한 물보를 사용해서 잡는 방법, 그리고 연등시에 도수로 잡는 방법이 그것이다.
잠수기를 사용하면 육상에서 압축공기를 이용해서 저면(사니질 또는 사락질)을 뒤집기 때문에 환경을 파괴하거나 일시에 많은 양을 잡아내는 탓에 개불자원 고갈 또는 가격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므로 잠수기에 의한 개불잡이는 일정한 지역 또는 짧은 시간에 잡을 수 있도록 제한하는 것이 좋다.
특히, 실안에서는 개불자원 남획도 막고 가격도 높게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조류가 빠른 점을 이용해서 잠수기 대신 물보와 갈고리를 가지고 개불을 잡는데, 이 방법은 지역 특성에 맞는 조상들의 지혜와 어업인의 숱한 경험에 의해 잡는 학술적 어법에도 없는 특이한 개불잡이 방법이다.
물보는 소가 쟁기를 끄어 논밭을 가는 것과 비슷한 이치로 물보는 소의 역할을 하고 갈고리는 쟁기역할로서 개불을 꿰어 내는 어구이다. 물보는 수중에서 펼쳐지는 보자기인데 배를 타고 나가 물보를 펼치면 조류에 따라 배가 서서히 움직인다. 이때 물보를 설치한 배의 맞은편에 개불을 꿰어서 낼 수 있는 갈고리를 배의 크기에 따라 4개~5개 정도를 설치하여 이 갈고리가 물 흐름에 따라 쟁기질하듯 갯바닥을 헤집게 되고 이 때 구멍 속에 살던 개불이 갈고리에 걸려 나오는 것이다.
이 때 갈고리를 끄는 속도가 빠르면 갈고리가 파손되거나 걸렸던 개불도 찢겨져 떨어져 나가게 되므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개불은 예로부터 정력제로 애용됐는데 고려 말 신돈이 정력을 강화하기 위해 즐겨 먹었다고 전해오며, 한방에서도 성 기능이 쇠약해져 음낭이 습하거나 냄새가 날 때 개불을 권하기도 한다.
임상에서는 고혈압과 중풍, 기관지 천식에 널리 이용되며 입병과 목 병을 치료하고 아울러 혈전을 용해하는 성분도 포함돼 있어 고혈압 환자나 살빼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식품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하이장(海腸)이라고 부르며 일본 사람들은 유무시 또는 아카나마코라고 부른다.
한편 개불은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겨울철이 제철이다. 2007년 02월 08일 11시 39분 / 종합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
|
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