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립미술관이 다양한 4개의 전시로 2007년 봄을 맞는다.
도민은 물론 타 지역의 시선을 한 번에 잡아 끌 수 있는 대형 기획전은 없지만 하나의 전시로 전관을 채우는데서 느낄 수 없는 '여러 가지 맛'은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이번에 준비된 전시들은 지역에서 거의 접하지 않았던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돼 있으며, 작품 장르도 다양하다.
봄과 함께 도립미술관을 단장하고 있는 전시는 '끝없는 방랑생활-채준 기증작품전' '푸른 눈에 비친 옛 한국-엘리자베스 키스 전' '자연의 소나타-휴고 바스티다스 전' '소장작품-풍경전'이다.
이번 춘계전은 3월 2일부터 5월 6일까지 열린다.
△ 채준 기증작품전
"채준은 이념적 뉘앙스가 있는 그림을 다수 그렸지만 거류민단으로 전환하면서 후회를 했어요. 그래서 그 전에 그린 그림을 모두 불태우려고 했습니다. 이를 알고 미술관에서 기증해 달라고 요청을 했고, 전량 무상 기증 받았습니다. 순수 회화는 아니지만 만화적인 성격이 짙고 순수 회화성도 있는 특이한 그림입니다."
1926년 창원에서 태어나 2살 때 일본으로 갔던 작가 채준의 작품을 소개한다.
채준은 지난 2003년 경남도립미술관에 회화 40점, 과슈화 1점, 드로잉 1점, 만화 40점을 기증했으며, 이번 전시회에서는 회화 42점과 풍자만화 50점을 보여준다.
2002년까지 8회의 개인전을 도쿄와 오사카 등지에서 열었고, 1986년부터 재일 조선인 미술운동에 참가했으며, JARA 비엔날레 아름전, KOREA 통일미술전, 재일 KOREAN 미술전, 광주 비엔날레 등에 참여했다.
△ 엘리자베스 키스 전
80년전 영국인 작가의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을 본다. 엘리자베스 키스는 동양 판화의 신비감에 매료돼 일본으로 건너와 목판화를 배운 작가로, 아시아에 대해 각별한 시선을 갖고 이를 작품으로 표현했다. 키스가 작품의 주제로 삼은 것은 명승지와 풍경 등도 있지만 주로 일상을 분주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솔함이다.
농부, 아낙네, 노인에서부터 공주, 음악연주자, 학사, 양반 댁 규수, 무인 등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 볼 수 있었던 인물과 그들의 생활을 간결하고 진솔하게 사실적으로 재현했다. 당시의 생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작품.
도립미술관은 키스의 작품 중 소재를 파악할 수 있는 한국 주제 작품 30여점과 일본·중국 등 아시아를 주제로 한 작품 30점을 전시하고, 소재를 알 수 없는 한국 주제 작품은 영상물로 제작해 상영할 계획이다.
△ 휴고 바스티다스 전
앞의 두 전시와는 성격을 조금 달리해 현대 미술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의 전시.
미국 뉴저지대학교 교수이자 화가인 휴고 바스티다스의 작품으로 '자연의 소나타'전을 기획했다.
?이는 경남도립미술관 황원철 전 관장이 준비한 전시로, 휴고의 작품은 "현대 미술 속에 내재된 잠재된 혼란과 무질서를 그의 작업을 통해서 세상의 풍자와 구조, 그리고 가상현실을 결합한 변증법적 시각을 갖게 한다"고 평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단색의 모노크롬 회화를 선보이는데, 추상성을 강조하기 위해 흰색과 검은색이 주조로 사용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도립미술관 관계자는 "휴고 바스티다스는 자연이 가져다 주는 축복을 느끼고 본 것을 새롭게 연습하여 재현하는 것을 예술로 규정한다"며 "그것은 시각적으로 새로운 재현이며, 그러한 예술은 자연 속의 축복된 인생을 가져다 준다고 그는 믿는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