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타결에 따른 미국산 갈비 수입 등에 불안을 느낀 한우 사육농가들이 축산 밑천인 암소를 대거 고기용으로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농림부와 농협 통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도축된 한우는 모두 19만8421마리로. 작년 같은 기간의 17만1181마리에 비해 15.9% 늘었다.
암소의 경우 6만3461마리에서 7만9109마리로 24.7%나 증가했다. 수소의 도축 증가율 10.8%의 두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암소와 암송아지 가격도 작년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지난 15일 현재 전국 암소(600㎏) 산지 가격 평균은 481만5천원으로 작년말의 521만4천원보다 7.7%. 지난해 같은 달 평균과 비교해 6.5% 하락했다.
암송아지의 경우, 하락폭이 더욱 커. 작년말 279만5000원에서 228만9000원으로 18.1% 추락했다. 작년 6월 평균인 281만5000원에 비해서는 18.7%나 낮은 가격이다.
수송아지 역시 올해 들어 226만2000원에서 218만원으로 3.6% 떨어졌지만. 하락률은 암송아지의 1/5분 수준에 불과하다. 수소(600㎏)의 경우 4월말 이후 회복세가 두드러져 현재 오히려 작년말보다 5.2% 높은 478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암소와 암송아지 값도 일단 4월초 한미 FTA 타결 직후의 급락세에서는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암소 값은 지난 4월말의 472만1000원과 비교해 2% 정도 올랐고. 암송아지도 208만4000원에서 228만9000원으로 9.8% 상승했다.
수소와 수송아지의 4월말 대비, 가격 상승률은 각각 8.2%. 7.8%로 집계됐다.
농림부 관계자는 “올해 암소 도축이 크게 늘고 암송아지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농가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한미 FTA 협상 타결 등에 따라 장기적으로 소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생산 규모를 늘리지 않거나 오히려 축소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우협회부울경도지회 정호영 회장은 “마구잡이 도축으로 무리한 개체수 줄이기보다는 체계적인 한우 물량 관리가 시급하다”며 “한우 사육농가들의 자제와 함께 정부측도 안정적인 한우산업을 위한 합리적인 지원을 해야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