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각은 시·서·화 와 병칭될 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예술에도 불구하고 대중화가 되기 힘든 장르이다. ‘칼과 돌’이라는 도구와 재료를 마음 먹은대로 다루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5년 동안 ‘칼과 돌’을 가지고 글을 새기고 보고, 이를 화선지에 표현하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젊은 서예인들이 있다.
그들은 젊은 서예가들인 강선규·김부길 김장호·문건필·이기현씨이다.
이들은 지난 91년 서예인들이 전각을 익히기 위해‘진주서예술연구회’를 조직해 행서와 초서를 융합한 독특한 필체의 서예가이면서 전각에도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온 농산 정충락씨를 진주로 초빙해 꾸준히 전각을 익혔다.
강선규씨는 “돌에 문자를 새기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려운 일인데 여기에다 서예가 기본이 되어야 하니 더욱 힘든 일입니다. 회원들 모두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평가는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습니다”는 말로 그동안 힘든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2004년 첫 전시에 이어 지난 5일 3년만에 두번째 전시를 마치고 나서 이들은 전각의 대중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김장호씨는 “전각은 대중화가 되어 있지 않은 장르입니다. 힘이 많이 들기 때문이죠. 서예를 기본으로 칼과 돌이라는 다루기 힘든 도구와 재료를 사용해야 되기 때문에 접근이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며 “이번 전시회는 서각의 대중화에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며 서각의 대중화에 목적이 있다는 것을 밝혔다.
진주서예술연구회원들은 ‘서각불이(書刻不二)’ 즉 서예와 전각은 둘이 아니라는 기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서예를 중심으로 해서 작품을 만들다 보니 완전한 ‘서각불이’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부단한 수련만이 추구하는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같이 인식하고 있다. 다음 전시회 때는 진정한 ‘서각불이 ’경지 추구를 위해 매진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전시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