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회 개천예술제 경연 6개 부문 대상이 문화관광부 장관상으로 격상된 취지와 무색하게 경연장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지난 4일 막을 내린 개천문학상은 백일장 진행, 시상식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예전의 명성을 찾기 보다는 오히려 퇴보의 길을 걷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날 문학부문 경연에서는 진행 요원들이 대회 요강을 잘 모르고 입상자에게 상금을 수여하지 않는 등 시상식에서 해프닝이 벌어진 것을 비롯해 백일장 경연 중 부정 행위로 의심되는 행동을 하는 데도 진행 요원들은 방관만 하고 있었다는 것.
백일장 경연장에선 참가자를 통제하는 진행요원의 부족으로 학부모, 교사, 참가자가 아무 통제없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글을 쓸 수가 있었으며, 일부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작품을 공개적으로 고치기도 했다는 것이다. 또한 준비해온 프린트물을 참고로 글을 짓는 등 다른 권위있는 백일장에선 볼 수 없는 광경들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백일장 참가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대회의 미숙함을 지적하고 있다.
이번 백일장 심사를 맡은 한 문인은 “개천예술제 백일장은 일반부 대상이 문화관광부 장관상이고, 고등학생들은 대학진학에도 연관이 있는 권위있는 대회이다. 그런데 이렇게 허술하게 하는 줄 몰랐다.”며“이 정도 권위있는 다른 대회는 참가자와 일반인들을 엄격히 구분해 대회를 공정하게 치른다. 대회 운영방식 개선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말했다.
개천예술제 행사 기간 전에 끝이 난 미술 실기대회에서도 경연장에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들어와 그림을 고쳐주는 사례가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6일 치른 무용 경연대회에선 심사위원들이 경연대회가 한창 진행 중에 간식을 먹으면서, 주최측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는 등 심사를 소홀히 한 것같다는 지적을 참관자들이 했다.
지난 1일 끝이 난 음악경연대회에서도 대회 진행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왔다. 또한 참가비가 일인당 3만원으로 너무비싼 것이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올해 개천예술제는 예년과 달리 전국무용경연대회, 개천문학상, 전국음악경연대회, 전국사진촬영대회, 개천예술학생 연극제, 전국 국악경연대회 등 모두 6개 부문이 문화관광부 장관상으로 격상돼 수준높은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대회 경연 방식, 심사과정 등 예전부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올해 역시 관행대로 대회를 실시해 끝이 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잡음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특히 진주예총에서 주관을 하면서 각 부문 예산을 증액해 수준 높은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했는데도, 각 단위 지부의 무관심 등으로 57년 전통의 이름에 걸맞지 않는 개천예술제 경연대회가 치러지고 있는 것이다.
진주의 한 원로 예술인은 “경연 대회 잡음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년 문제점이 지적되어 오고 있으나, 대회를 마치고 나면 유야무야 되고 말았다. 올해는 예총 새 집행부가 의욕적으로 개천예술제를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회 상격이 높아지는 만큼 대회의 질적 수준을 기대한 많은 시민들 그리고 참가자들에게 볼 면목이 없게 됐다”며 대회를 주관한 관계자들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했다.